
윤동기 교수(KAIST: 한국과학기술원) 연구팀이 연어에서 추출한 저렴한 DNA를 이용하여 센티미터 크기의 넓은 면적에서 적용 가능한 금 나노막대 배향 제어 기술을 개발했다. 금 나노막대와 같은 플라즈모닉 나노입자는 표면 플라즈몬 공명이라는 독특한 광학적·전기적 성질을 갖고 있어 LCD와 같은 광전자 소자 등 차세대 플랫폼의 핵심 소재로 주목 받아왔는데 이번 개발 기술은 기존보다 훨씬 넓은 면적에 성공해 선명하고 화려한 색상을 표현할 수 있는 상용화를 향해 크게 다가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기존 생물학 연구에서 사용되던 DNA에 비해 1000배 정도 저렴한 연어의 정액에서 추출한 DNA물질을 이용해, 마치 붓으로 그림을 그리듯 간단하게 전단력(shear force)을 가하는 방법으로 다양한 형태로 정렬된 입자의 박막을 제작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면역반응은 외부의 세균 등으로부터 인간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이 과도하게 활성화 될 경우, 오히려 각종 자가면역 질환 및 염증성 질환이 발병하거나 악화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것은 바로 면역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Toll-like Receptor(TLR) 신호가 외부에서 침입하는 이물질 또는 내인성 인자에 과도하게 반응하기 때문인데 류마티스 관절염, 패혈증, 전신홍반성루푸스, 강직성척추염,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기타 자가면역 질환 및 염증성 질환이 이에 의해 발생한다.
최근 스마트 의류 개발이 속속 이뤄지면서 이제 패션은 단순히 의복으로서의 기능을 넘어 첨단기술까지 갖춘 스마트 패션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땀을 흡수하는 흡습제품, 첨단 소재를 활용한 발열제품, 비와 바람을 막는 특수 소재의 아웃도어 의류 등이 스마트 패션의 중심이었지만, 이제 그 범위가 웨어러블로 확장되었다. 즉, 패션에 기술을 접목하는 것이 아니라 첨단 정보기술 자체를 옷으로 입는 웨어러블 패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웨어러블 패션을 상용화하기 위한 연구가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민대학교 신소재공학부 이미정 교수 연구팀이 실로 짜는 전자옷감 메모리 개발에 성공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실 형태의 전자재료를 직조하는 방식으로 전자옷감을 만들 수 있어 사용자가 이질감을 느끼지 않는, 진정한 의미의 스마트 패션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조혈기관인 골수에서 생성되는 백혈구가 악성세포로 변해서 전신으로 퍼지고 림프선, 비장, 간 등을 침범하는 혈액암의 일종이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의 경우 치료를 받지 않으면 1년 이내로 환자의 90%가 사망하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기존에 환자들은 화학요법과 방사선 요법과 같은 치료를 받으며 수명을 연장해 왔다. 화학요법과 방사선요법과 같은 치료를 받으면 5년 평균 생존율이 약 40% 수준이다. 현재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전체 백혈병의 약 40%를 점유하고 있으며, 백혈병 중에서도 생존율이 가장 낮은 위험한 질병으로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치료제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유전자를 분석해 개인에 맞게 치료하고, 미래에 발병할 수 있는 질환을 예측해 이에 대비하는 맞춤의학, 예측의학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013년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암 고위험유전자 ‘BRCA1’이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유방 제거 수술을 받은 것과 같이 특정 질병에 취약한 고위험군을 미리 찾아 예방할 수 있는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맞춤의학은 개인의 유전 정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생물정보 분석을 위한 많은 방법론이 제시되고 있는데, 생물학 빅데이터는 제대로 해석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서울대학교 박태성 교수 연구팀이 패스웨이 (pathway) 정보를 바탕으로 대용량 유전체 자료를 빠르게 분석하고 유의미한 유전자를 발굴할 수 있는 방법론을 개발해 맞춤의학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나노기술의 출현은 전기의 발견과 같이 커다란 산업적·문화적 파급효과를 불러일으켰다. 학문 간 경계를 허무는 다학제연구를 이끌어낸 것은 물론 산업 전반에 걸쳐 나노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공정과 제품들이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나노물질이 인체의 건강과 환경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면서 최근 많은 국가들이 나노물질에 대한 사용을 규제하기 시작한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명지대학교 최신식 교수 연구팀이 은 나노입자를 검출하고 생체 독성을 바로 파악할 수 있는 예쁜꼬마선충 칩을 개발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예쁜꼬마선충 칩은 환경 및 인체 유해성이 제기되는 나노물질을 효과적으로 검출 가능한 미세유체 동물 칩으로 식품, 의료, 생활용품 등 나노물질이 사용되는 모든 분야의 안정성 검사에 적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과학기술 분야는 젠더 중립적일 것이라는 통념과는 다르게 성 불평등이 더 심한 분야다. 우리나라의 통계자료를 보면 사기업보다 공공기관이나 학계의 여성과학기술인 진입 수가 더 낮고, 계약직 비율이 높은 것은 의외다. 하지만 인공 지능,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사회 전반에 융합되어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상으로는 예리한 감성과 융합적 성향이 필수로 여성과학기술인의 참여 확대는 국가적 생존 전략으로까지 점쳐진다. NASA에서 진행한 한 조사에서는 젠더 평등이 이뤄진 연구팀들과 그렇지 않은 연구팀들의 성과 분석에서 여성의 참여가 원활한 팀의 성과가 훨씬 좋았다는 결과가 있었고 맥킨지 등에서 발표한 자료들도 같은 맥락이다. 여성과학기술인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여성을 사회적 약자로만 보기보다는 4차산업혁명을 함께 일굴 주역으로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로 바라보며 접근하고 있다. 또한 양적 확대에 그치지 않고, 그 실효성을 위한 사회적 인식과 분위기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설립 5년차를 맞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이하 위셋, WISET)을 찾았다.
인체 마이크로비옴(Human Microbiome, 인체 내 미생물군집유전체)은 ‘제2의 게놈(유전자 정보)’ 이라고 불릴 만큼 인체와 밀접한 또는 인체 그 자체의 요소라고도 볼 수 있는 개념으로, 2000년대 중반 즈음 제기되어 현재는 바이오 및 의료 등에서 매우 주목 받고 있다. 최근 몸 속의 미생물이 장염, 비만, 피부질환은 물론 심장질환, 자폐나 우울증 등 정신질환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스마트기기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작고, 편리한 기능을 강조한 전자기기들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다양한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연구가 진행되면서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하지만 스마트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배터리 출력과 용량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즉, 휴대성을 해치지 않는 가벼운 무게를 유지하면서도 전자 전달의 효율성을 높이는 획기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국민대학교 이현정 교수 연구팀이 열을 전기로 바꾸는 에너지의 발전효율을 1,200배 증가시킨 다공성 구조의 환원된 산화 그래핀 필름을 새롭게 개발, 과학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연구팀의 이번 연구는 차세대 웨어러블 소자 등을 폭넓게 응용할 단초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1세기 과학계의 화두는 단연 ‘융합’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한 우물만 파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지만, 요즘은 학문의 영역을 넘어 다각적인 시각에서 접근하는 다학제 융합연구가 자연스러워졌다.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조맹효 교수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빛에 의해 대변형을 일으키는 광반응 고분자 소재의 기계적 거동 설계와 응용을 위한 멀티스케일 해석 기술은 융합연구가 일궈낸 대표적인 결실로 손꼽힌다. 기계공학에 재료공학, 역학적 시각을 더해 완성한 이 멀티스케일 해석 기술은 향후 유연로봇에 필요한 광반응 소재의 개발, 배터리나 전기회로 없이 빛을 쪼여주는 것만으로도 작동하는 재료로 활용돼 극한 환경에서의 디바이스 구현에 기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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