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를 분석해 개인에 맞게 치료하고, 미래에 발병할 수 있는 질환을 예측해 이에 대비하는 맞춤의학, 예측의학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013년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암 고위험유전자 ‘BRCA1’이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유방 제거 수술을 받은 것과 같이 특정 질병에 취약한 고위험군을 미리 찾아 예방할 수 있는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맞춤의학은 개인의 유전 정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생물정보 분석을 위한 많은 방법론이 제시되고 있는데, 생물학 빅데이터는 제대로 해석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서울대학교 박태성 교수 연구팀이 패스웨이 (pathway) 정보를 바탕으로 대용량 유전체 자료를 빠르게 분석하고 유의미한 유전자를 발굴할 수 있는 방법론을 개발해 맞춤의학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나노기술의 출현은 전기의 발견과 같이 커다란 산업적·문화적 파급효과를 불러일으켰다. 학문 간 경계를 허무는 다학제연구를 이끌어낸 것은 물론 산업 전반에 걸쳐 나노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공정과 제품들이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나노물질이 인체의 건강과 환경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면서 최근 많은 국가들이 나노물질에 대한 사용을 규제하기 시작한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명지대학교 최신식 교수 연구팀이 은 나노입자를 검출하고 생체 독성을 바로 파악할 수 있는 예쁜꼬마선충 칩을 개발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예쁜꼬마선충 칩은 환경 및 인체 유해성이 제기되는 나노물질을 효과적으로 검출 가능한 미세유체 동물 칩으로 식품, 의료, 생활용품 등 나노물질이 사용되는 모든 분야의 안정성 검사에 적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과학기술 분야는 젠더 중립적일 것이라는 통념과는 다르게 성 불평등이 더 심한 분야다. 우리나라의 통계자료를 보면 사기업보다 공공기관이나 학계의 여성과학기술인 진입 수가 더 낮고, 계약직 비율이 높은 것은 의외다. 하지만 인공 지능,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사회 전반에 융합되어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상으로는 예리한 감성과 융합적 성향이 필수로 여성과학기술인의 참여 확대는 국가적 생존 전략으로까지 점쳐진다. NASA에서 진행한 한 조사에서는 젠더 평등이 이뤄진 연구팀들과 그렇지 않은 연구팀들의 성과 분석에서 여성의 참여가 원활한 팀의 성과가 훨씬 좋았다는 결과가 있었고 맥킨지 등에서 발표한 자료들도 같은 맥락이다. 여성과학기술인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여성을 사회적 약자로만 보기보다는 4차산업혁명을 함께 일굴 주역으로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로 바라보며 접근하고 있다. 또한 양적 확대에 그치지 않고, 그 실효성을 위한 사회적 인식과 분위기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설립 5년차를 맞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이하 위셋, WISET)을 찾았다.
인체 마이크로비옴(Human Microbiome, 인체 내 미생물군집유전체)은 ‘제2의 게놈(유전자 정보)’ 이라고 불릴 만큼 인체와 밀접한 또는 인체 그 자체의 요소라고도 볼 수 있는 개념으로, 2000년대 중반 즈음 제기되어 현재는 바이오 및 의료 등에서 매우 주목 받고 있다. 최근 몸 속의 미생물이 장염, 비만, 피부질환은 물론 심장질환, 자폐나 우울증 등 정신질환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스마트기기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작고, 편리한 기능을 강조한 전자기기들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다양한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연구가 진행되면서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하지만 스마트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배터리 출력과 용량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즉, 휴대성을 해치지 않는 가벼운 무게를 유지하면서도 전자 전달의 효율성을 높이는 획기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국민대학교 이현정 교수 연구팀이 열을 전기로 바꾸는 에너지의 발전효율을 1,200배 증가시킨 다공성 구조의 환원된 산화 그래핀 필름을 새롭게 개발, 과학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연구팀의 이번 연구는 차세대 웨어러블 소자 등을 폭넓게 응용할 단초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1세기 과학계의 화두는 단연 ‘융합’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한 우물만 파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지만, 요즘은 학문의 영역을 넘어 다각적인 시각에서 접근하는 다학제 융합연구가 자연스러워졌다.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조맹효 교수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빛에 의해 대변형을 일으키는 광반응 고분자 소재의 기계적 거동 설계와 응용을 위한 멀티스케일 해석 기술은 융합연구가 일궈낸 대표적인 결실로 손꼽힌다. 기계공학에 재료공학, 역학적 시각을 더해 완성한 이 멀티스케일 해석 기술은 향후 유연로봇에 필요한 광반응 소재의 개발, 배터리나 전기회로 없이 빛을 쪼여주는 것만으로도 작동하는 재료로 활용돼 극한 환경에서의 디바이스 구현에 기여할 전망이다.
최근 국내 연구팀이 스트레스 물질이 들어와도 미생물이 살아남을 수 있는 원리를 밝혀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연구를 성공적으로 이끈 서울대 이봉진 교수 연구팀은 미생물이 외부의 산화스트레스 물질에 대응해 단백질을 변화시키는 원리를 원자 수준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관찰이 어려웠던 다양한 산화 스트레스를 어떻게 다르게 인지하고 반응하는지 규명한 것으로써 향후 면역질환 치료나 항암제, 신약 개발 및 환경오염물 제거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국내연구진이 해외 연구진과 공동으로 페로브스카이트 신소재로 밝은 빛을 내는 LED 기술을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나노소재 연구로 첨단과학을 선도하고 있는 김동하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LED의 발광 효율을 저해하는 기존 3차원 구조의 유·무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가 가진 한계점을 뛰어넘었다. 또한 페로브스카이트의 차원 제어 공정 개발을 통해 엑시톤 결합에너지 제어 및 박막 내 페로브스카이트 결정 사이에서의 에너지 전달을 효과적으로 제어함으로써 소재의 발광효율을 극대화했다. 이로써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LED 중에서 최고의 연구 성과를 달성했다.
국내 연구팀이 국소 가열과 국소 온도 측정, 곡률 조정 등 다양한 기능을 동시에 가진 원자현미경 캔틸레버 제작 기술을 최초로 개발했다. 이정철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이 원자현미경은 기존 실리콘 원자현미경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철 나노입자로 유도 가열함과 동시에 양자점으로 온도 측정이 가능하다. 이로써 온도조절이 가능한 원자현미경을 이용해 국소적인 약물 전달 조절이나 암세포 파괴 등의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층 더 진화한 다기능 원자 현미경은 보다 정밀한 측정이 가능해 미증유의 질환 및 질병연구는 물론 압력과 산성도 등 환경 인자 측정, 실험실에서의 연구 등을 진행할 때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압력에 따라 빛의 색깔이 달라지는 센서가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고려대학교 박홍규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이 센서는 민감도가 뛰어나고 측정범위가 넓어진 나노레이저 압력센서로서, 다리와 같은 큰 건축물의 구조 변화에서부터 생체 내부의 화학 반응을 감지할 수 있는 초소형 바이오센서까지 널리 응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포의 화학적 성분이나 모양 변화를 민감하게 검출 할 수 있어 향후 몸 속 암세포의 유무 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