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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인터뷰] 한양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김기현 교수님

신소재 개발로 공기 질 개선의 과학적 기반을 마련하다
한양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김기현 교수





몇 년 전부터 국민적 관심사가 된 미세먼지.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가 생활하는 실내 공간과 실외 공간의 공기질에 대한 관심이 높다. 미세먼지 측정기나 공기청정기 같은 생활 속 공기질을 개선해 주는 제품들이 일반 가정필수품이 될 정도로 국민들은 미세먼지가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이런 상황에 맞춰 미세먼지 제거 기술이나 대기오염 물질 감지 및 제어 기술, 가스나 악취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오염 물질들을 감지하고 제어하는 기술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아직까지 가스나 악취에 대한 실제적인 감지 및 제어 기술은 명확하지 않은 것이 현실. 이런 가운데 최근 휘발성이 강한 대기오염물질과 악취 성분을 감지하고 제어하는 친환경 신소재 기술 개발 소식이 들려 화제다. 연구 개발의 주인공인 한양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김기현 교수를 만나 연구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기 오염 물질 감지와 제어에 바친 연구 인생
대기 중에 존재하는 해로운 물질들. 이러한 물질들을 감지하고 제어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유해물질의 제어는 대기를 오염시키는 물질을 파악하고 효율성이 높은 제어 기술을 개발하는것이 우선시된다.
대기오염 물질 감지 및 제어에 대한 연구는 많은 곳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이러한 기술 개발에 최적화된 연구자가 바로 김기현 교수다.

김 교수는 오랜 시간 다양한 환경오염 관리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해왔다. 특히, 축산 현장의 악취 제거, 궐련형 담배의 유해물질 분석 기술 개발, 미세먼지 중금속 오염, 지하철 승강장 초미세먼지 농도에 대한 연구 등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오염물질 모니터링과 제어 기술을 연구하고, 과학적 대안을 마련하는 데 앞장서 왔다.
특히, 대기 중 유해 중금속 물질 분석체계를 구축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가 석학에 선정되기도 한 연구자다. 김 교수는 수년 전부터 환경에 대해 연구를 하면서 환경 대기를 오염시키는 물질,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는 물질들을 오랜 시간 연구해왔다.
즉, 대기 중 다양한 오염 물질들을 모니터링 하면서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유해물질 인자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오랜 시간 이어온 환경 연구를 기반으로 신소재 연구를 접목시켜 대기 질 개선의 과학적 토대를 마련했다.
바로, 휘발성이 강한 대기오염물질과 악취 성분을 효과적으로 제어 및 관리하기 위해 기존의 환경분석시스템을 개선하고 금속유기골격체와 같은 신소재를 개발해 대기 질 개선의 과학적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이번 연구 성과로 최근에는 2018년 6월 과학기술인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 교수는 환경과 소재를 접목 시켜 대기 질을 개선하는 연구를 하는 과정에 대해 공기를 깨끗하게 하기 위한 일종의 소재들에 대한 로드맵 같은 것을 만들고 있다고 표현한다.
특정 오염 물질에 맞는 최적화된 소재를 발견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대기질 개선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 “현재 주로 하는 연구는 대기 중에 존재하는 해로운 물질들, 특히 악취 물질들을 공기 중에서 제거하기 위해 신소재 물질들을 합성하여 개발하고,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감지 및 제거할 수 있는가에 대한 기술들을 연구하고 있다.
공기 질을 개선하는데 경제성을 갖추고 실용적인 소재를 확보하기 위한 로드맵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휘발성 유해물질 제어할 고사양 소재 개발
현재 공기청정 기술은 분진에 대한 제거 효과는 뛰어나지만, 가스 상태의 오염물질들을 제어하는 데는 많은 한계가 있다. 즉, 운전, 흡연, 음식을 조리하는 것과 같은 다양한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1급 발암물질인 벤젠과 폼알데하이드 등 휘발성 유기화합 물질들은 끊임없이 발생하지만, 이들을 제거하는 효율성이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휘발성 유기화합 물질은 강한 휘발성과 낮은 반응성 때문에 현재 상용화된 일반적인 처리 기술로는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어려운 상황. 따라서 이러한 오염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한 초고감도, 초고선택도, 재현성 등을 갖춘 정밀한 감지시스템을 개발하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 교수는 MOF와 같은 첨단소재를 전통적 GC-MS(기체 크로마토그래피의 뛰어난 분리성과 정량성을 활용한 질량분석법에 의한 화합물 구조를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정량적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분석 방법) 환경분석기술 등에 적용 가능한 고사양 소재로 개발했다.
또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주요 악취 성분을 동시에 분석 가능한 종합적 분석 시스템을 완성했다.

현재 정부에서는 약 22종의 악취 물질을 핵심 관리대상으로 정하고, 각각 5개의 독립적인 분석시스템을 이용해 이들 22종 물질들을 분석하도록 표준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김 교수 연구팀은 정부에서 제시한 분석체계를 최대한 단순화해 단일시스템만으로 대기중에 초 저농도로 존재하는 유해가스 물질을 정확하게 계측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했다. 효과적으로 시료를 농축하는 열 탈착 기반의 전처리 기술과 결합한 C-MS 시스템으로 대부분 물질을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토콜을 개발했다. 또 다양한 환경 조건에서 활용 가능한 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김 교수의 연구는 휘발성 유기화합 물질을 감지하는 전통적 분석기술을 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응용기술을 제시한것이다. 이번 연구 성과를 통해 실내 및 생활환경의 다양한 대기오염 물질과 유해물질의 위해성을 규명할 수 있는 기반을 제시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받고 있다.






환경 연구를 시작으로 소재 공학으로 연구범위를 확대하다
김 교수는 30년 이상 환경오염에 대해 연구를 해 온 연구자다. 석사와 박사학위 모두 해양화학을 전공해 취득했다. 대학원에 다니면서 배를 타고 해양을 연구했던 그는, 당시 바다와 대기 오염이 하나의 공조 현상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뒤로 공기에 대해 더 많은 연구를 하고 싶었다. 이후 국립연구소에서 대기오염 환경 분석 쪽으로 연구를 하기 시작했고, 공기 중에 있는 악취 물질, 휘발성 인화물, 대기오염 물질 등 이러한 물질들을 관리하고 모니터링을 하는 연구를 해왔다.

오랜 시간 대기오염 물질에 대한 모니터링을 해오면서, 새로운 연구에 대한 갈증이 생겼다. 모니터링뿐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오염물질을 제어하고 대기오염 문제를 해소하는 데 일조해줘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수십 년을 환경오염 물질에 대해 연구하면서, 어떤 물질들이 오염 물질인지, 해가 되는 물질인지 알 수 있게 되었고, 이러한 물질들로 인한 환경오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어떻게 하면 쉽고 정확하게 찾을 수 있을지 연구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는 논문을 쓰기에는 좋지만, 일상생활에 큰 도움은 되지 않는 것 같다는 고민을 하다가 결국 대기중 오염물질들을 제어할 수 있는 소재와 기술을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에 맞추어 환경연구에서 소재 공학으로 연구범위를 확장했다. 즉, 기존에 진행하던 모니터링의 결과로 확보한 오염 물질들에 대한 지식을 토대로 어떻게 하면 이들을 효과적으로 없애줄 수 있을지 연구를 시작했다.”

김 교수는 2014년 한양대로 자리하면서 공기질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신소재 연구를 본격화했다. 수십 년을 이어온 환경 오염 물질 모니터링 연구를 기반으로 신소재 연구를 더 해 빠른 시간 동안 많은 연구 성과를 만들고 있다. 현재도 신소재를 이용한 대기 질 정화를 핵심테마로 연구하고 있다.

끝없는 연구로 이룬 목표
매일을 연구실에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논문을 쓴 결과, SCI급 논문에 560여 편의 논문을 게재한 기록적인 성과도 보유하고 있다.
연구하고 논문을 쓰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다고 말하는 김 교수는 현재도 매일 논문을 쓰며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는 일반적 모니터링이나 제거 기술로는 효과적 관리가 어려운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연구할 게 많고, 연구할 가치가 높은 연구 영역의 블루오션이라고 말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방법인 흡착과 촉매 반응으로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제거하기 어렵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소재기술은 아직 미완성 상태이고,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청정기술에 대한 연구는 김 교수의 연구 의지를 끊임없이 불태우고 있다.

폼알데하이드와 같이 현재의 기술로 제거가 어려운 유해한 성분을 가장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제거하는 방안을 찾는 것을 작은 목표로 지향하며, 지속적 연구를 통해 먼지와 유해가스 모두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공기정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김 교수의 목표다.
“실제 먼지 청정기인 현재의 기술 수준을 좋은소재를 찾아 실질적으로 가스상 오염 물질들까지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공기청정기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소재연구는 어렵긴하지만 좋은 점이 있다면 아무리 좋은 걸 만들어도 그다음에 대체할 수 있는 것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계속 연구를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가스를 잘 제거할 수 있는 소재를 찾은 후 이러한 소재를 재사용하거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가 계속이어져야 한다. 끝없이 새로운 소재를 찾고 끝없이 연구해야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연구를 해야 한다”
김 교수는 30년을 넘게 한 우물만 파온 연구인생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며, 환경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연구를 끊임없이 하고 싶다고말한다.
어린 시절부터 과학자를 꿈꾸지는 않았지만, 박사학위를 받고, 교수님들로부터 진정으로 일상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해보면 어떻겠냐는 조언을 들으면서 정말 훌륭한 과학자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이런 결심에 따라 수십 년간 연구를 이어왔고, 실제적으로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연구 성과를내고 있다. 그런 그의 연구 철학은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연구를 하자는 것. 그렇기에 함께 연구하는 연구팀 학생들에게도 이상적인 연구도 좋지만 실용적인 연구를 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일상생활과 동떨어진 연구를 하지 말고,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연구를 하라는 것이다.

“실제로 학생들이 어려운 연구, 현실과 동떨어진 연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경우들이 있다. 스스로 연구를 해오면서 실제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도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연구를 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그는 또 연구에 있어서 다른 연구자들과의 상호작용을 중요시한다. 특히 외국 연구자들과 연구 네트워크를 중요시하며 큰 틀의 네트워킹을 만들어 연구 성과를 내는 부분을 관리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실제로 연구팀 학생들에게도 대화 없이 혼자 연구하지 말고, 다른 연구자들과 함께 상의하면서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여야 한다고 당부하곤 한다.
이러한 연구 철학으로 오랜 기간 대기오염 관련 연구를 하면서, 많은 성과를 내고 있는 김교수는 최근 공기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따라 앞으로 더욱 심층적인 연구로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더 많은 연구 성과를 내기위한 목표를 세우고 있다.
눈 떠 있는 시간 동안에는 계속 연구하고, 논문을 쓰면서 대기오염 물질 감지 및 제어, 실내 공기 질을 정화시키는 기술은 연구하는 김교수는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고 사회적으로 기여하는 연구자가 되기 위해 앞으로도 수십년간 연구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취재기자 / 김지혜(reporter3@s21.co.kr)



<이 기사는 사이언스21 매거진 2018년 11월호에 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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