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명지대학교 ‘분산전원복합운용연구센터’ 한병문 교수

 마이크로 그리드로 미래를 열어가는 연구센터

명지대학교 ‘분산전원복합운용연구센터’ 한병문 교수 


Q. 연구센터를 설립하시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A. 분산전원복합운용연구센터는 2007년 6월 1일, 지식경제부가 지원하는 ‘대학전력연구센터 지원사업’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전력연구센터 지원사업’은 전력산업의 성장과 발전에 가장 중요한 우수 인력을 육성하기 위한 사업입니다. 전력 IT 등 다양한 기술융합에 따른 전력기술의 고도화와 경쟁시장의 환경변화가 발 빠르게 이뤄지는 오늘날, 이와 함께 호흡하며 기술혁신을 주도할 차세대 인재육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전력산업은 이공계 기피와 함께 양적·질적으로 인력이 부족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적인 관심과 장기적인 지원으로 나타난 것이 ‘대학전력연구센터 지원사업’입니다.
본 연구센터는 친환경 에너지원인 풍력, 태양광, 연료전지 등에 의하여 생산된 전력을 사용자에게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마이크로 그리드(Micro Grid)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관련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훌륭한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여 기술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연구센터에서는 어떤 연구가 진행 중인가요.
A. 본 연구센터에서는 세계적으로 이목이 쏠리는 Smart Grid의 핵심기술인 전력변환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풍력, 태양광, 연료전지 등 분산전원에서 얻어지는 전력을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범용전력으로 변환하여 사용자에게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풍력, 태양광, 연료전지 등과 같은 분산전원과 배터리, 슈퍼커패시터와 같은 에너지저장을 부하와 결합하여 통신망을 통해 제어 및 감시하는 시스템을 ‘마이크로 그리드’라고 합니다. ‘마이크로 그리드’는 전력회로를 결합하는 방식에 따라 ‘교류 마이크로 그리드’와 ‘직류 마이크로 그리드’로 나뉩니다. 세계적으로는 ‘교류 마이크로 그리드’가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저희는 ‘직류 마이크로 그리드’에 집중하여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는 시스템의 제어가 쉬운 것은 물론 손실이 적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앞으로 사용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는 디지털장비들은 모두 내부적으로 직류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직류 마이크로 그리드’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Q. 세계 마이크로 그리드에 대한 연구상황은 어떠한가요.
A. Smart Grid는 전력공급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으로 전력분야에서 최첨단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Smart Grid의 핵심기술은 풍력, 태양광, 연료전지 등과 같은 분산전원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마이크로 그리드에 관한 것입니다.
마이크로 그리드에 관해서는 미국의 위스콘신대학, 버지니아공대,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등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 독일, 덴마크, 네덜란드, 영국 등 유럽의 유수대학에서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도 동경공대, 오사카대학 등 몇몇 대학이 중심이 되어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교류 마이크로 그리드에 대한 연구가 2007년 6월 1일부터 경북대학교에서 지식경제부가 지원하는 연구센터를 유치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직류 마이크로 그리드는 본 연구센터가 중심이 되어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연구의 수준을 비교해보면 미국, 유럽, 일본을 100이라고 할 경우 85에서 90 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내년에 4차년도 연구가 종료되면 이 격차는 크게 줄어 95 정도로 상당수준 대등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특히 미국, 유럽, 일본의 연구결과를 보면 전력변환이나 제어 자체에 대한 연구성과는 우수하나 IT 기술을 마이크로 그리드에 적용하는 면에서는 아직 미비한 사항이 많아 보입니다. 따라서 지금 같은 연구활동과 국가 차원의 관심이 지속된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선진국을 뛰어넘어 세계연구를 선도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Q. 명지대학교 ‘분산전원복합운용연구센터’만의 특징이나 장점이 있다면
A. 다른 연구센터와 마찬가지로 꾸준한 연구활동을 통한 논문발표에도 힘을 쓰고 있지만, 특별히 역점을 두는 부분은 대학이라는 교육기관에 걸맞은 인재육성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대학원생들에게 해외학술회의 참석과 논문발표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해외 협력대학과 공동으로 매년 정기적인 워크샵을 열어 연구성과에 대한 학술교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일본 오사카대학과 캐나다 토론토대학과 함께 공동 워크샵을 실시하여 다방면의 교류를 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또한, 형식적인 것이 아닌 실질적인 산학협력을 달성하기 위해 센터에 참여하는 8개 업체와 공동연구를 시행하여 개발된 기술을 이전하는 것은 물론 방학기간을 이용하여 기업파견을 통해 실무경험과 노하우를 습득할 기회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Q. 세계의 선진국들과 비교하여 우리나라의 관심과 정책적인 지원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최근 우리나라도 연구개발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어 이에 대한 관심과 정책적인 지원도 선진국인 미국, 독일, 프랑스, 스웨덴, 일본 대비 85-90% 이상 되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국내 반도체, 정보통신, 자동차, 조선, 철강 등에 관련된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바뀌어서인 것 같습니다.

 

 

Q. 훌륭한 연구 성과를 위하여 정부나 기업에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A. 과거와 비교하면 우리나라도 연구개발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어 중·장기적인 지원과 정책지원 등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선진국인 미국, 독일, 프랑스, 스웨덴, 일본 대비 85-90% 이상 되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국내 반도체, 정보통신, 자동차, 조선, 철강 등에 관련된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의 성과를 내는 것이 적지않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연구과제를 선정하는 부분에는 다소 포괄적으로 접근하는 점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중복성 문제를 피하려는 것이고 같은 연구를 진행해놓고 연구비를 지원받는 것은 연구자의 윤리상 잘못된 것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넓은 범위를 고려해서 적용한다면 실질적인 내용에는 차이가 있지만 연구제목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중복판정을 받는 경우가 있어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또한, 기업에서도 눈앞에 보이는 이윤만을 쫓아 움직이는 것 같아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기업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이므로 수익이 확실한 구조에서 연구와 지원을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공동연구를 진행하다 보면 미래지향적인 접근보다는 다소 눈앞의 현실을 쫓아 매달리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이는 대학이라는 조직이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학은 학생을 연구인력으로 사용하며 육성하기 때문에 현업 위주의 단기연구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기업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고려하여 함께 연구를 계획했으면 합니다.

 

 

Q. 연구하시면서 보람을 느끼는 때가 있다면
A. 대학교의 교수로서,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자로서 많은 순간이 기억에 남고 보람을 느끼는 시간이겠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학생들이 석사·박사과정을 바치고 각자가 계획한 진로를 이뤄냈을 때 많은 보람을 느낍니다. 또한, 연구논문이 SCI 저널에 게재되었을 때도 연구자로서 말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낍니다. 어려운 곳일수록 여러 번 수정하고 보충하며 밤잠 설치는 시간을 할애하지만, 성과를 이뤄내고 나면 그간의 피곤함과 고단함은 사라집니다. 끝으로 연구개발한 기술이 산업체에 이전되어 상용화되고 상품화될 때도 큰 보람을 느낍니다.

 


Q. 연구원들에게 특별히 강조하는 말씀이 있다면
A. 학생이다 보니 연구를 진행하면서 실수할 때도 있고 부족한 부분을 드러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배우는 과정이다 보니 겪는 시행착오이고 학생이라면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순간일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근면하지 않고 성실하지 않아서 연구성과를 달성 못 하고 게으름에 낙오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입니다. 항상 배우는 자세로 성실하게 연구에 임할 것을 이야기합니다.
또한, 주인의식을 갖고 성실히 연구에 임하라는 이야기도 빼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대학에서는 물론 사회에 진출해서도 절대 잊지 않아야 하는 부분인데 많은 젊은 연구자가 마음속에 담아두고 실천해야 할 부분입니다.

 

 

Q. 대한민국에서 ‘전기공학’ 연구를 꿈꾸는 후학들에게 지침이 될 말씀이 있으시다면
A. 자기한테 주어진 여건에서 전력을 기울이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최근 연구의 특징은 혼자보다는 공동으로 해야 하는 융합분야가 많은 것 같아 연구에서 다른 사람과 협력이 절대적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항상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노력하면 반드시 기회는 주어진다고 생각되어 젊은 후학들은 항상 새로움에 도전하는 강한 의지와 포기하지 않는 열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연구자들의 연구에 대한 열정과 인재양성을 위한 노력이 미래 전기공학의 희망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Q. 2010년 한 해 계획이 궁금합니다.
A. 본 연구센터에서는 지난 1차년도에는 직류 마이크로 그리드의 핵심기술과 설계요건을 분석했고, 2차 년도는 시뮬레이션 모델을 개발하여 이를 바탕으로 한 실험실용 하드웨어시뮬레이터를 설계하였습니다. 3차 년도에는 하드웨어시뮬레이터를 제작하고 기본시험을 시행하였고, 4차 년도인 2010년 6월 1일부터는 하드웨어시뮬레이터에 분산전원을 연결하여 통합시험을 시행하고 전체 시스템의 동작을 확인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일련의 체계적인 과정을 거쳐 직류 마이크로 그리드에 관한 핵심기술을 개발하게 될 것입니다. 계획 중인 연구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현재 진행 중인 부분을 성취할 수 있도록 연구에 성실히 임할 계획입니다.

 

 

Q. 사이언스21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A. 최근 들어 이공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많이 쇠락하는 것 같습니다. 이 분야에 종사하는 저로서는 안타깝기 그지없는 부분입니다. 사실 요즘에 잘나가는 우리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에는 지난 70-80년대에 많은 우수인력이 이 분야를 공부하여 산업계에 나가 이룩한 쾌거라고 생각됩니다. 독자 여러분도 이러한 점을 회고하여 이공계에 대해 더욱더 큰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합니다.




<이 기사는 사이언스21 매거진 2010년 7월호에 게재 되었습니다.>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