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고려대학교 컴퓨터네트워크 연구실 안순신 교수

 RFID/USN으로 이룩하는 튼튼한 네트워크

고려대학교 컴퓨터네트워크 연구실 안순신 교수 

 

RFID(Radio-Frequency IDentification)기술은 전파를 이용하여 원거리에서도 정보를 인식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RFID태그와 RFID판독기가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을 하는데 그동안 사용되어왔던 바코드와는 다르게 빛이 아닌 전파를 사용하며 원거리에서도 태그를 판독할 수 있다.
현재 RFID기술은 육상선수들의 기록을 측정하고 상품의 생산이력을 추적하는 것에서부터 여권이나 신분증에 태그를 부착하여 개인정보를 수록하고 인식하는 등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또한 동물의 피부에 태그를 이식해 야생동물을 보호하고 가축을 관리하는데 사용하기도하며 일본 오사카에서는 초등학생의 가방과 옷에 태그를 부착하여 안전을 도모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분야에서 사용되는 RFID기술은 국가의 핵심 산업인 미래성장동력산업으로 주목받으며 더욱 성장해 나가고 있는데 최근에는 종이로된 RFID도 개발되었다고 하니 그 가능성은 실로 무한하다고 볼 수 있다.
1983년 ‘고려대학교 네트워크연구실’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네트워크연구에 앞장서고 있는 고려대학교 안순신 교수는 다년간의 노하우로 연구 인력과 인프라를 구축하며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RFID/USN의 보다 다양한 실용화를 위해 시작단계부터 서비스 환경까지 총체적인 연구에 앞장서고 있는 안교수를 사이언스21에서 찾았다.

 


 

Q. ‘컴퓨터 네트워크 연구실’은 어떤 연구를 하는 곳인가요
A. 본 연구실은 현재 유비쿼터스(Ubiquitous) 컴퓨터 및 네트워크 연구에 초점을 맞춰 RFID/USN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RFID/USN 광역 인프라 구축을 위한 아키텍처(architecture) 설계 및 이동망을 포함한 이종망과의 연동이슈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하고 있습니다.

 

 

Q. RFID/USN이 무엇이고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나요
A. RFID/USN은 모든 사물에 부착된 RFID 또는 센서를 초소형 무선장치에 접목하여 이들 간의 네트워킹과 통신으로 실시간 정보를 획득, 처리, 활용하는 네트워크 시스템입니다.
RFID/USN에서는 사물의 이력정보뿐만 아니라 사물을 둘러싸고 변화하는 물리 환경계의 다양한 정보를 획득하여 생산성, 안전성 및 인간 생활수준의 고도화를 실현합니다. RFID/USN이 개개인의 삶에 미치는 가장 큰 측면은 편리한 기술로 인해 삶을 더 인간답게 변모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사생활 침해, 정보격차 심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사회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새로운 산업 및 비즈니스 시장을 창출할 수 있고 편리하고 풍요로운 라이프스타일의 실현(헬스케어, 원격진료, 물류트랙킹등)과 사회적 문제들(교통 혼잡, 지진, 환경 관리)등을 해결할 수 있는 측면이 있고 정보보안의 문제, 정보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Q. 각국의 RFID/USN은 어떻게 활용되고 있나요
A. 전 산업에 활용되고 있는 RFID/USN 세계시장은 특히 유통, 물류분야의 성장에 힘입어 2008년 약 103억 달러에서 2018년에는 1,275달러 정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RFID 서비스의 경우에는 소매유통, 물류, 우편분야의 시장이 가장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는 보안/안전분야, 도로/교통분야 순으로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또한 USN 서비스 분야별 시장의 경우는 가전, 차세대 원격검침시스템, 빌딩, 홈 제어/자동화, 산업모니터링/제어 순으로 시장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국내 RFID/USN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2008년 9.2%수준에서 2018년에는 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 RFID/USN협회의 산업실태 조사 결과의 수출현황을 기반으로 추정하면 RFID/USN의 수출은 2008년 7천만 달러 수준에서 2018년에는 2억5천만 달러 정도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Q. 고려대학교 컴퓨터 네트워크 연구실만의 특징이 있다면
A. 1983년에 창립한 네트워크 연구실은 25년 넘게 많은 연구와 프로젝트를 통하여 연구 노하우를 축적해왔으며, 그 동안 배출한 각 현장의 연구 인력과의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어 다양한 최신 기술의 공유 및 정보획득이 용이합니다. 또한 글로벌 RFID/USN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두어 하드웨어에서 서비스 환경 모델 설계까지 광범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가 결실을 맺어 올해부터 지경부의 지원 아래 ‘센서노드의 광역이동성 및 LBS 지원 개방형 인프라 구축 기술’에 관한 연구를 고려대학교와 전자통신연구소, 전자부품연구소, 삼성전자 등이 콘소시움을 형성하여 연구하고 있습니다.

 

 

Q. RFID/USN 연구에 대한 정부의 관심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A. 현재 국내 RFID 관련 기술개발은 정부와 국책연구기관의 주도로 추진되고 있으며,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기술력 차이를 극복하고 상용화를 위해 산업체와 공동개발을 추진한다는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 RFID 육성정책과 관련하여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지식경제부를 중심으로 각 부처들은 RFID에 대한 인식확산, 산업 활성화 및 초기 시장 창출 등을 위한 기본 계획을 마련하고 RFID 관련 기술개발 및 시범사업 등 정부지원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지식경제부는 미래 유비쿼터스 사회의 핵심 인프라로 부각되고 있는 RFID/USN 산업이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 강화를 주도하며 혁신적 서비스의 출현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신 성장 동력 산업으로 집중 육성키로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RFID/USN의 국내외 표준을 선점하고 특허 멘토링 서비스 등을 통해 선진국의 특허 공세에 공동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으며 협소한 국내시장과 경쟁 격화로 적정 이윤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대부분 중소기업인 RFID/USN기업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선진국, 특히 미국, 일본, 유럽 등에 비하면 정부지원이 상당히 적은 편입니다.

 


 

Q. 훌륭한 성과를 위해 정부나 기업에서 관심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A. RFID 리더, USN 단말기 등의 독자적인 기술 적용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며 앞으로 주목해야 할 기술적 이슈는 단순한 특정 기술이 아니라 모든 기술이 집약되어 있는 통합 네트워크 환경의 구축입니다.
USN이라는 인프라를 이용하여 RFID의 독창적인 기능을 유지하면서 또 다른 기술을 접목하는 기술이 다음 단계로 가는 계기가 될 것이며 이러한 융, 복합 기술이 실제로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의 구축으로 이어진다면 언제, 어디서, 누구나가 IT기술을 쉽게 접하고 사용하는 유비쿼터스 컴퓨팅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이를 위해 현재의 지식경제부를 비롯한 각 부처의 USN 관련 기업들은 한국의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국가 인프라를 만드는데 주력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RFID/USN 산업의 조기 활성화를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지 고가의 도입 비용, 표준화, 프라이버시 침해 및 기술적, 제도적인 문제점 등을 정부와 기업이 상호 협력과 보완을 통해 해결해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산업계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더욱 확대하여 기업정부 시범 사업과 민간 시범 사업을 동시에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할 것입니다.

 

 

Q. 연구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이 있다면
A. 시대가 변해도 네트워크의 기본 개념은 변하지 않는 사실을 확인하며 기본 개념이 전개하여 가는 모습을 볼 때 또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기본개념이 매듭이 되어 나타날 때 항상 보람을 느낍니다. 마치 인간사회와 네트워크가 상호 침투하여 서로 상호 진화를 견인하여 가는 모습을 어느 순간 강렬하게 느낄 때 이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으로 가장 보람을 느꼈습니다. 인간사회란 불완전한 지능형네트워크란 생각을 항상 갖고 있습니다.

 

 

Q. 연구하면서 힘들었던 순간은 어떻게 극복해 나가고 계신가요
A. 커다란 어려움은 없었으나 작은 어려움은 항상 있는 것 같습니다. 연구하면서 단지 성과적인 측면에만 연연한 적은 없고 네트워크는 무엇인가, 그리고 어디로 진화할 것인가, 현재 무엇이 부족한가, 어떻게 부족한 것을 채워갈 것인가, 실력이 다양한 연구실의 대학원생을 어떻게 사회가 필요한 인재로 키울 것인가 등을 생각하며 발전하기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Q. 최근의 세계적인 경제위기에 영향을 받는 부분이 있다면
A. 산업의 각 분야마다 체감하는 어려움은 다소 다를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희 쪽 연구에는 논리적인 면이 강조되는 부분과 실험 및 노하우가 강조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논리적인 면도 ‘미시 논리면’이 있고 경험/테스트베드에 기반을 둔 ‘거시 논리면’이 있습니다. 미시논리의 전개에 기반을 둔 연구에는 커다란 비용이 드는 것은 아닌데 거시논리에 기반을 둔 인프라의 구축 등의 연구에는 시간 및 비용이 많이 듭니다. 경제 상황이 안 좋더라도 일관된 방향아래 연구가 지속될 수 있는 환경이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특히 국책연구소 경우에 좀 더 안정된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연구팀을 이끌어가며 연구원들에게 강조하는 원칙이 있나요
A. 항상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하는 것을 원하는데 최근에는 “있는 대로 보아라. 그리고 근본원리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라.”고 이야기 합니다. 또한 “지식에 관한 한 자신에 솔직하라”고 전합니다. “네트워크는 사회구조의 드러냄이고 사회구조는 네트워크에 의하여 영향을 받으며, 튼튼한 네트워크는 튼튼한 사회를 만들고 튼튼한 사회는 튼튼한 네트워크를 만든다.”라고 말하며 네트워크와 사회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강조합니다.

 

 

Q. 연구가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30년, 50년 후의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까요
A. ‘Ubiquitous Computing'의 목적인 언제 어디서나 애써 의식하지 않고도 컴퓨터/디바이스 및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세상에 가까워져 있을 것이고 이를 위해 수많은 분야 (건설, 물류, 환경, 교통, 행정 등)에서 RFID/USN 기술이 사용되고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RFID/USN기술의 발전은 여러 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며 이를 통해 국가경쟁력 상승 및 다양한 RFID/USN서비스의 제공으로 삶의 질이 향상되어 있을 것입니다. 또한 RFID/USN기술이 사물간의 통신기반이 되어 있음과 동시에 네트워크와 사회는 완전히 융합된 시스템을 이루어 지능형 지식사회의 구조를 드러낼 것입니다.

 


 

Q. RFID/USN의 연구를 꿈꾸는 후학들에게 지침이 될 말씀이 있다면
A. 이동통신 및 무선네트워크의 기초를 튼튼히 할 것을 강조하고 싶고 기초학문을 확실하게 닦을 것을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또한 컴퓨터 언어인 C, C++, Java등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Q. 2009년 연구실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A.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경부의 지원 아래 “센서노드의 광역이동성 및 LBS 지원 개방형 인프라 구축 기술”에 관한 연구를 고려대학교와 전자통신연구소, 전자부품연구소, 삼성전자 등이 콘소시움을 형성하여 연구하고 있는데 이것에 대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진행하는 것이 우리 연구실 및 개인의 계획입니다.

 

 

Q. 사이언스21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과학과 공학의 경계가 차츰 약해지고 있으며 두 영역이 상호 침투아래 발전되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러면서 차츰 모든 학문이 융합학문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더욱 가속되리라 생각합니다.

 

 <이 기사는 사이언스21 매거진 2009년 9월호에 게재 되었습니다.>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