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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인터뷰] 고려대 임채승교수님, 남정훈 박사 연구팀



3차원 표면탄성파 이용, 다양한 활용가능성 제시
미세유체소자 기술 개발해 주목

고려대 임채승교수, 남정훈 박사 연구팀







싱싱한 재료가 있어야 좋은 재료가 나오듯이 보다 명확한 실험 소재는 체외 진단의 정확성과 민감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험실에서도 좋은 재료로 보다 좋은 연구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됐다. 바로, 최상의 실험체를 만들 수 있는 미세유체소자 기술이 개발된 것이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머리카락 두께의 미세 환경에서 유체를 혼합하고 분리하는 고효율 기술을 개발해 국내 연구 환경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고려대학교 임채승 교수·남정훈 박사 연구팀은 최근 표면탄성파를 기반으로 미세입자와 유체를 3차원으로 제어하는 미세유체소자 기술을 개발했다. 마이크로 크기의 미세환경 내에서 미세유체 및 입자와 세포를 제어하는 기술은 생화학 연구 및 조기 진단, 의학 분석 분야 등 여러 분야에서 필수적인 과정으로서, 임채승 교수·남정훈 박사 연구팀의 파동에너지 기반 미세유체소자 기술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차세대 바이오기술 핵심으로 각광받는 미세유체소자 기술은 시료의 빠른 혼합과 희석, 특정 입자의 선택적 분리·농축 등 다양한 시료전처리에 활용되며, 바이오칩 기반 체외진단의 정확성과 민감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파동에너지를 기반으로 미세유체를 제어하는 기술이 최근 주목받고 있는데, 이는 전기나 빛에너지를 이용하는 기존 기술에 비해 전력소모가 낮고 비침습적이며, 다른 분석·제어 시스템과의 통합이 용이하다..





미세유체소자 기술 개발의 필요성
이번 연구에서 중요하게 이용된 표면탄성파는 압전기판의 표면에 손가락이 엇갈려 있는 형태의 마이크로 크기 단위의 미세전극을 원하는 형태로 패터닝하고, 여기에 전극의 간격에 상응하는 작동주파수를 갖는 교류 신호를 인가했을 때 전기적 에너지를 물리적 에너지로 변환해 기판의 표면을 따라 발생되는 탄성파이다.



표면탄성파는 전기적 에너지와 기계적 에너지를 상호 변환할 수 있는 압전물질을 이용해 발생시킬 수 있다. 표면탄성파의 기술은 비침습성, 낮은 전력소모, 다른 제어시스템과의 통합의 용이성, 사용 편리성 등의 장점으로 크게 주목을 받는다.



그러나 표면탄성파는 압전물질의 표면을 따라 진행하다가 미세유동채널을 만나 유체를 통해 파력을 전달해 유체 및 미세입자의 제어가 가능한데, 파력이 기판의 바닥으로부터 전달되기 때문에 높이가 높은 미세유동채널의 경우 그 에너지를 온전히 전달하지 못하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었다. 표면탄성파의 특성상 탄성파는 압전기판의 표면을 따라 진행하며 이로부터 발생하는 파동에너지는 미세 유동채널 내의 유체를 만나게 되면서 그 에너지가 효과적으로 전달되지 못하는 한계점이 존재하는 것이다.



남정훈 박사는 “효과적으로 파동에너지를 전달할 뿐 아니라 보다 다양하게 대상입자들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여전히 동종분야에서는 요구되는 상황이었고, 이러한 점들을 극복하고자 보다 작은 입자나유동을 제어하고, 보다 많은 양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자 했다”고 기술 개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상하판에서 발생되는 표면탄성파 이용, 다양한 활용가능성 예상”
연구팀은 기존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미세유동채널의 상하판에 위치하는 두 장의 압전기판을 이용해 표면탄성파를 발생시키는 미세유체소자를 개발했다. 상하판에 위치한 압전기판에 패터닝된 미세전극은 미세유동채널을 가운데에 두고 두 쌍이 존재하며 각각의 전극에 전압을 인가하면 표면탄성파를 다양하게 조절해 미세유동채널내의 유체 및 미세입자를 가변적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

3차원적 유동제어를 이용한 유체 혼합을 통해 제작된 소자의 성능을 평가한 결과, 기존의 표면탄성파 기반 소자와 달리, 상하판으로부터 발생하는 표면탄성파를 이용하기 때문에 채널 내의 내부 유동이 한 쪽 방향으로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기존 소자 대비 유체 제어가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짐을 확인한 것이다.
남 교수는 “미세유동채널을 가운데에 두고 마주보는 한 쌍의 미세전극이 패터닝된 압전기판을 미세유동 채널의 위아래에 위치시킴으로써 상하판으로부터 발생되는 표면탄성파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미세유동채널의 위아래에 위치한 두 쌍의 미세전극을 각각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채널 내의 미세유체 및 입자/세포의 가변적인 제어가 가능하며 기존의 단일기판 시스템에서는 불가능했던 기능의 수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구팀은 표면탄성파에 의한 파력을 미세유동채널 내에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더 나아가 표면탄성파에 의한 파력을 가로/세로/높이 방향의 3차원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소자를 설계하기 위해 미세유체소자의 윗면과 아랫면 모두에 표면탄성파를 발생시킬 수 있는 압전기판을 위치시켰다. 개념을 증명하고자 미세유체의 빠른 혼합 및 나노입자의 제어를 위한 연구결과를 획득했고, 이를 국제저널에 출판한 상태다.



현재 개발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바이오칩 기반의 체외진단 시스템에서 초기검체에 대한 검출 민감도나 특이도를 확보하는각 전처리기술들에 적용될 예정이며, 그 과정에서 다양한 특허 아이디어가 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특정한 응용분야가 아닌 원천기술로서 3차원적으로 미세유동이나 입자들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로서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첫 번째 출판한 논문에서는 기존기술에서보다 구현은 더 쉬우면서도 미세유체에 대해 유동하는 방향의 직교방향으로 표면탄성파로부터 생성된 파동에너지를 이용해 3차원적으로 회전을 유도해 빠른 혼합을 할 수 있었다는 것과 그 과정에서 발열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을 증명했다.



남 교수는 “열에 민감한 임상시료나 검체 분석도 가능했다. 최근 액체생검이라고 해 조직검사가 필요 없이 침, 혈액, 소변 등으로부터 나노크기의 입자를 분리 및 수집해 암이나 심혈관·뇌혈관질환을 조기에 진단하는 연구가 활발히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수백 나노 이하의 생체유체 내 미세입자를 선택적으로 분리하고, 농축하는 기술 개발은 분석의 민감도를 높일 수 있기에 매우 중요하다. 현재 우리가 개발한 기술은 개념을 증명하는 초기 실험에서 수 십 나노크기의 입자를 유동 중에 제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으며 이는 향후 생체 생검에 관련한 분야에 전처리 기술로 적용하고자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또 “기존에 사용된 바 없는 미세유동채널의 위 아래에 모두 압전물질을 위치시켜, 가운데에 위치한 미세유동채널 내에 표면탄성파를 가할 수 있는 소자를 고안했고, 그 제작방법을 제시했다”며 “단순히 아래기판에서만 되었던 것을 위에 하나 더 추가했다는 정도가 아니라 기존에 제어가 힘들었던 수백 나노 크기 이하의 입자도 제어가 가능할 것이라는 점과 기존에 분리나 농축 등의 개별적인 요소 기술들을 원하는 위치에서 동시에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수차례 반복 제작 과정 거쳐 최적의 제작 조건 결정
다양한 분야에 응용 가능한 기초 연구를 통해 앞으로의 많은 가능성을 열릴 수 있게 한 이번 연구 과정 중에는 힘들었던 순간들도 있었다.



기존 대부분의 표면탄성파 소자는 고분자 화합물의 일종인 PDMS를 미세유동채널 물질로 사용하는데, PDMS는 말랑말랑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표면탄성파의 전달을 감소시킨다. 보다 높은 미세유동채널을 제작하며 위아래의 압전 물질로부터 발생된 표면탄성파의 파동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물질로서 광경화물질을 선택했다. 광경화물질에 자외선을 노출시켜 미세유동채널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채널의 위아래에 위치한 압전 기판과의 접합 조건 및 채널의 적절한 경화 조건을 찾기 위해 수차례의 반복 제작 과정을 거쳐 최적의 제작 조건을 결정할 수 있었다.



또 칩의 제품화를 위한 양산 과정에서의 어려움도 있었다.

임채승 교수는 “기술 개발 단계에서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칩을 대량생산하고, 양산하는 과정이 어렵다고 느꼈다”며 “마이크로 단위의 칩을 금형을 뜨고 제품화하는 것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며, 기술 발전에 있어 양산체계가 장애요소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응용분야 활용 예상
질병의 조기진단, 질병 기전에 관한 연구, 신약 개발 등을 위해서는 질환 관련 세포를 분리 및 농축하는 전처리 단계가 꼭 필요하다. 현재까지는 마이크로 단위의 세포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는 널리 진행되었으나, 여전히 나노 크기 단위의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등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는 많은 개발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에 연구팀은 표면탄성파 뿐 아니라 다양한 미세유체소자 기술을 활용해 나노 크기 질환세포를 분리 및 농축하고 더 나아가 검출이 가능하도록 하는 통합 소자 시스템을 구축해 임상 진단 등의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미세유동채널의 위 아래에 위치한 표면탄성파 발생기판으로부터 생성된 표면탄성파를 이용해 미세유체 또는 미세입자를 제어할 수 있는 고수율, 고효율 기술을 개발했다. 3차원 표면탄성파를 이용한다는 것은 표면에서 생성하는 파동에너지를 단순히 위나 혹은 아래에서 추가로 하나 더 둔다는 개념이 아니라 다양한 조합에 의해 입자들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기존의 단일 표면탄성파에서는 힘들었던 나노 수준의 입자를 제어해 그러한 크기의 질환세포를 생체유체로부터 분리 및 농축하는 곳에도 활용이 가능하고, 타겟 입자에 대해 기존의 여러 가지 파동에너지 기술들이 동시에 적용될 수 있는 기술이다. 현재저널논문으로는 3차원 액적의 유동제어를 통한 미세혼합만을 예시로 보았으나, 향후 나노크기의 입자제어나 확장된 기능으로부터 다양한 응용이 가능한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연구팀은 표면탄성파의 발생을 3차원적으로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시스템과 비교했을 때 동일한 조건에서 고수율, 고효율 처리가 가능해 더 우수한 성능을 나타내는 것을 의미하며, 동급의 성능을 가정했을 때에는 기존의 시스템에서 발생하던 발열 문제도 최소화해 온도에 민감한 대상 시료를 다룰 때에 크게 유리할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남 교수는 “현재 나노크기의 입자를 분리 및 수집해 암이나 심혈관·뇌혈관질환을 조기에 진단하는 연구가 활발히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수백 나노 이하의 생체유체내 미세입자를 선택적으로 분리하고, 농축하는 기술개발은 분석의 민감도를 높일 수 있기에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향후 생체 생검 관련한 분야에 전처리 기술로 적용하고자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상하판에 위치할 두 쌍의 미세전극 각각에 전압을 인가하면 표면탄성파 발생을 가변적으로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시스템에서는 불가능했던 기능의 수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나노 크기의 입자 제어가 가능해 이를 활용하면 바이러스, 박테리아 등의 질환 관련 세포의 분리/농축 등의 제어 및 환경 나노 독성 물질의 평가 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응용, 발전시켜 환자들이 병원에 직접 가서 검사하는 비용과 시간을 줄여줄 수 있는 휴대용 검사기기의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연구를 통해 혈당검사기, 응고 검사기, 바이러스 검사기 등 휴대용 소형 검사기를 만들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낮은 농도의 소재를 농축해 연구의 결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하고 있다”며 “세균과 바이러스를 농축해 검사의 효율성을 높인다면 앞으로 연구 환경과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가능하고, 파급효과가 큰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하며 세균과 바이러스 진단에 응용하고자 하는 계획을 밝혔다.




취재기자 / 김지혜(reporter3@s21.co.kr)



<이 기사는 사이언스21 매거진 2018년 3월호에 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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