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된 시장에서 새로운 시장을 발굴
소형화/신기술 적용과 응용으로 고객에게 새 가치 제공
에이티프런티어㈜ 정상용 대표
국내 분석장비 시장은 성숙기에 들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정된 고객과 이미 확고한 위치를 점유한 기업들이 있다. 이러한 가운데 새로운 개념의 분석기를 지속적으로 도입하고 이를 사용할 수 있는 분야를 개척하여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기업이 있다. 분석장비 분야에서 후발 주자이지만 남다른 접근으로 빠르게 기업 아이덴티티와 시장에서의 위치를 확보해온 에이티프런티어㈜를 찾았다.
기업생존에서 자율경쟁체계로
에이티프런티어㈜(대표 정상용)는 2008년 2월 설립된 기업으로 AGILENT Micro-GC, AMETEK Princeton Applied Research 및 전기화학분석기 (Potentiostat, Impedance Analyzer, Surface Profiler), AMETEK Solartron, CIC Photonics, FTIR base Gas Analyzer, OYMPUS portable/handheld XRF 분석기, portable/lab XRD, PARTICLE SIZING SYSTEMS, 입도분석기, SCIAPS, handheld LIBS, Portable/handheld Raman/NIR, SYFT 이온선택형 질량분석기 (SIFT-MS)등 산업현장에서 쓰이는 장비들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모기업인 영인과학에서 분사되었으며, 영인과학에서 취급하지 않았던 새로운 분석장비를 새로운 조직과 새로운 방법으로 고객에게 제공하는 솔루션 중심의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에이티프런티어㈜는 “’첨단과학기술서비스 제공을 통해 국가, 사회, 직원의 꿈과 희망을 실현’ 이라는 영인그룹 공통의 기업 목표를 공유함과 동시에, ‘고객중심적 사업프로세스 구축을 통한 고객 지향 분석 솔루션 제공자가 되어 우리의 고객 이익을 극대화시킨다’는 기업 목표이자 경영이념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분사라고 하지만 최초의 회사 구성원들은 영인과학의 한 사업팀 내 전기화학분석파트의 영업/기술지원 인력 4명과 마케팅 인력 1명, 그리고, 관리자 1명, 총 6명이었으며 아이템은 미국 AMETEK 사의 전기화학분석장비로 모기업 때부터 영업을 시작해 40여년간 신뢰도가 형성된 제품이었습니다. 보유 제품군을 적게 갖고 시작한 상황은 시장 진입을 위한 응용개발에 필사적으로 매진하는 명확한 동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설립 이후 제품 라인을 꾸준히 확대하여 현재는 전기화학분석장비 외에도 화학분석장비, 물성측정장비, 비파괴분석장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조직은 현재 4개 사업팀과 경영지원팀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에이티프런티어㈜는 설립 이후 4~5년 단위로 사업의 큰 틀을 정비해왔다. 먼저 사업 1기(2008년~2012년)의 절실했던 목표는 ‘기업생존’이었다. 2008년 2월에 설립된 후 8개월 만에 리먼브러더스 외환 사태를 겪었다. 환율이 달러당 1000원 정도에서 최고 1700원대까지 치솟던 때였다.
“저희 사업모델이 장비수입판매업이어서 급격한 환율변동에 의한 타격을 직접적으로 맞았고, 이때는 고객과의 장비계약가격보다 저희가 메이커에서 장비를 수입해오는 가격이 훨씬 비싸 ‘계약은 적자’가 되는 시기였습니다. 수입장비들의 계약파기가 어쩔 수 없이 많았던 때였습니다만, 적자를 감수하고서도 고객과의 모든 계약 사항을 이행하였습니다. 시작하는 기업이었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기도 했고요. 어려운 시기였지만 돌아보면 고객들에게 저희 회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였다고도 생각합니다. 사업 2년 차 만에 자본이 완전 잠식되었으나, 영업매출액은 매년 2배씩 증가했고 4년 차에 시작 아이템인 AMETEK사의 전기화학장비(PAR/SOLARTRON)는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기록, 두 번째 주력제품이 된 Olympus사의 휴대형 XRF 장비도 2012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등 2011년 흑자 전환 이후 계속해서 순이익을 낼 수 있었습니다.”
사업 2기(2013년~2017년)의 목표는 ‘사업 지속성 확보’ 와 ‘자율경영체계 확립’ 이다.
“사업 2기는 오래가는 회사가 되기 위해 체계가 잡힌 회사, 허수가 없는 회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현재 진행형입니다. 저희가 고객에게 판매하는 제품은 짧게는 5년, 길게는 20년도 넘게 사용하는 것들입니다. 즉, 저희 사업이 안정적으로 지속되어야만 고객에 대한 안정된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업 2기의 목표는 저희와 동시에 고객을 보호하기 위한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2014년엔 매출액 100억 돌파, 그리고 2014년 결산 결과에 따른 기업신용등급 BB, 현금흐름등급 A등급을 받았고, (자산/부채)비율도 213% 로, ‘지속가능한 기업’이라는 목표에 착실히 다가가고 있습니다.”
사업 1기에 매출 증가 드라이브를 걸었던 제품이 1차는 전기화학분석장비, 2차는 휴대형 XRF 분석장비였다면, 사업 2기에는 SIFT-MS가 매출 증가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즉, 새롭게 개발되는 제품들이 매출 증가의 주인공으로 계속 올라오는 긍정적인 사업 순환을 보이는 것으로 2014년에는 해외 메이커(Syft사의 SIFT-MS)의 아시아-태평양지역 대리점 Training의 호스트가 되기도 했다.
대표 제품 상세 소개
AMETEK 전기화학분석기 (전기화학분석기 중), Olympus 휴대형 XRF 분석기 (Handheld XRF 중), AGILENT Micro-GC (Micro-GC 중) 등이 시장에서 상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1. AMETEK사의 전기화학장비
산화?환원반응을 이용해 일반전기화학연구, 금속의 부식도 측정, 2차전지 또는 태양전지의 효율 측정 등에 사용되는 Potentiostat 분석장비 및 동일한 이론을 이용하지만 주로 재료?물질 특성 연구 등에 사용되는 Impedance 분석장비로 나눌 수 있다.
AMETEK사의 두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는데, 전세계 누적판매수 1위로실용성이 강점인 Princeton Applied Research, 관련분야 SCI급 논문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최고사양 장비인 Solartron이다. 대학교, 정부연구기관, 2차전지와 같은 에너지와 신소재를 연구개발생산하는 대기업 등이 주로 사용한다.
2. Olympus사의 휴대형 XRF 분석기
엑스선을 조사하면 시료에서 발행하는 형광 엑스선 분석의 통해 시료에 포함된 원소를 정성 정량하는 분석장비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응용분야는 금속분석(금속분류, 부식측정, 등)과 생활용품 중 포함되어 있는 유해 중금속 분석 등이다. 주요 고객군은 고철상부터 자동차, 전자, 석유화학, 시험검사기관 등 매우 넓고 다양하다. 후발주자로서 일반생활용품의 유해 요소 분석분야 틈새시장을 노린 전략으로 시장을 확대해왔으며 새로운 시장 개발 일례로는 정부 규제가 적용되는 공간인 친환경어린이생활공간 조성 시 검사장비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ppm단위로 더욱 섬세한 측정이 가능한데 이는 미량분석을 기초로 커온 에이티프런티어㈜의 강점이 반영되었다.
3. Syft 사의 SIFT-MS
이온선택형 질량분석기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을 분석하는 장비다. VOCs를 분석하는 장비는 매우 다양하지만, 이 장비는 VOCs를 시료전처리 없이, 1분 이내의 분석시간에 ppt 레벨로 정성?정량할 수 있다. 또한 솔루션 장비여서 분석지식을 가지지 않은 고객도 한 시간 정도의 기기 작동법을 배우면 정확한 분석결과를 얻을 수 있다. 2013년부터 판매가 된 제품이며 아직까지는 전자산업의 대기업들에서만 사용되고 있으나 외부대기환경분석 및 모니터링 (실험실/모바일), 작업장환경분석 및 모니터링, 제품 VOCs 분석, 컨테이너 잔류 훈증제 분석 등에 응용이 가능한 제품으로 앞으로 다각화된 고객군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가스누출 사고 등이 이슈화되었었는데 이 장비는 산업현장에서 곧바로 대기환경을 실시간 관리할 수 있는 장비로 극미량의 ppt레벨 기준 연속분석을 할 수 있다.
“이제까지는 분석장비에 비해 오차가 큰 센서로 현장을 모니터링을 하고, ppb레벨의 분석장비를 사용했기에 시료 전처리 후 분석기를 돌려야 했습니다. 실제 현장에서 사고가 난다면 이미 인명피해가 날 수도 있는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고요. 우리 제품은 사전점검이 아닌, 극미량의 누출에 대해서 실시간 경보가 가능한 장비입니다. 다른 사례로 플라스틱 안의 VOCs검사를 들 수 있는데 기존 장비들은 시료전처리 과정을 거쳐 분석기를 돌린 후 데이터를 받지만 이 장비라면 비닐봉지에 플라스틱을 넣고 열을 가해 거기 나오는 VOCs를 바로 짧게는 5초 길게는 1분이면 파악 가능합니다.”
특별한 사후관리 지향과 조직관리
“서비스 품질은 동종 제품 판매 업계 최고 지향”을 사후관리의 핵심으로 하고 있다. 수입장비 상위업체들은 보통 직접 해당 국가에 가거나 메이커 엔지니어를 초청해서 제품 서비스 트레이닝과 같은 서비스 교육/훈련, 그리고, 판매된 제품의 설치, 사용자 교육, 유지보수업무이지만 에이티프런티어㈜는 모든 서비스 업무가 국내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XRF 장비의 경우, 엑스레이 소스인 엑스레이 튜브를 교체하면 검교정 작업이 필수적으로 필요한데 이를 국내에서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해 교체 부품의 재고 확보, 고가의 검교정용 표준물 완비, 메이커로부터 인증 받은 엔지니어가 일주일 이내에 모든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서비스 체계가 잡혀있지 않다면 고객은 훨씬 비싼 비용으로 최소 두 달 정도의 시간을 투자하여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을 것 입니다.”
고객의 편의향상은 내부의 내실과도 연계된다. 각 팀은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이를 위해 중간관리자의 역량개발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자율경영체계 확립은 조직과 매출규모가 커진 상황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필수적입니다. 작은 규모에서는 Top-Down 방식의 성장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일정 규모 이상으로 커진 회사에서는 기업의 각 조직 스스로 생각하고 경영하는 체계가 되어야만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 중간관리자의 경영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강화했고, 아직은 시작 단계이지만 구성원들의 아이디어 개발, 지식향상 노력을 고취시키고 이를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이를 받아들이는 직원들의 자세와 실천의지인데, 다행히 저희 회사는 스스로 생각하고 능동적으로 일하는 직원 비율이 다른 회사보다는 매우 높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제작년부터 진행한 사내 지식경연대회에서는 팀별 아이디어나 지식을 취합해 경연을 한다. 주제에 제한이 없다. 여기서 나온 지식은 고객과 회사 전체에 이익이 된다. 시장점유율 상위 제품들은 전국에 고객을 갖고 있는데 간단한 수리 내용은 홈페이지에 동영상으로 제작해 올려 본사로 제품을 보내는 시간 대신 고객이 빠르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또한 제품설명을 고객의 언어로 제작하자는 아이디어도 고객들에게 실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예를 들어 XRF분석기의 경우 고철상에서 금속의 가격을 매길 때 사용되기도 하는데, 현장에서 쓰이는 업계 용어를 사용해 응용자료, 사용법을 만든 것이다.
상상력이 새 시장을 개발한다
에이티프런티어㈜는 꽉 들어찬 기존의 분석기와 시장에서 이미 확고한 위치를 점유한 회사들과 경쟁하기 보다는 새로운 개념의 분석기를 지속적으로 확보하여 우리의 시장을 갖는 것을 지향해왔다. 새로운 개념의 분석기라는 것이 단지 새로운 것뿐 만 아니라 고객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후발 업체이다 보니 틈새시장 개척과 새로운 제품의 사용처를 개발하는데 주력했습니다. 가능하면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장비를 소싱하고 그 장비로 새로운 시장을 찾거나 기존의 분석기 장비를 대체하는 쪽으로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장비로 응용시장을 개발하는 시장 파괴형 또는 기술 파괴형 제품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Syft SIFT-MS 가 이에 부합한 제품입니다. 신기술을 적용한 제품이어서 시장에서는 다소 생소하게 받아들여지고 있고 판매도 프로젝트성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기존 휘발성유기화합물 분석기 기술에 비해 고객이 취할 수 있는 이점이 큰 제품이어서, 저희는 사명감을 가지고 SIFT-MS를 알리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SIFT-MS를 책임지고 있는 직원들도 메이커로부터 최고 수준의 응용지원/기술지원 트레이닝을 받았을 뿐 만 아니라 그간의 서비스 경험을 통해서 고객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것은 물론 고객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분석 컨설팅까지 가능한 수준입니다. 장비를 이미 설치 운영하고 있는 고객들의 반응도 매우 좋아서 시장에서의 성공은 낙관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왜 이런게 있는걸 이제 알았지?”라는 고객의 반응은 인상적이었습니다.“
금속에서 분자까지, 휴대형 제품 라인업 바탕으로 중장기 비전
장비의 크기가 작아지고 IT기술과 접목이 일어나고 있는 환경에서 에이티프런티어㈜는 휴대형 제품군을 응용해 진입할 수 있는 새 시장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제품 라인업에 공을 들이는 것 중의 하나가 휴대형(portable/handheld 형) 분석기입니다. 이미 휴대형 분석기 라인업으로 금속 또는 원소를 분석하는 XRF 와 LIBS, 유기화합물을 분석하는 Raman, FTIR, Micro-GC, 이미징 분석을 할 수 있는 열화상 카메라와 초음파내시경 등을 확보하여 화학 및 이미징 분석은 휴대형으로 분석 솔루션을 제공할 수 기반을 마련해 물성 및 생물 응용 분석이 가능하도록 제품군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휴대형이라고는 하지만 소형화 기술의 발달로 예전에는 실험실 분석장비로만 가능했던 수준의 분석결과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현장신속분석의 중요도와 필요성이 계속 높아짐에 따라 휴대형 분석기는 당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며 언젠가는 소형화된 장비가 실험실에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이 분야의 일인자가 되고 싶습니다.”
또 하나의 비전은 ‘인정받는 고객의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너무 추상적으로 보여지기도 합니다만, 저희는 단순한 장비공급업체 및 그 직원으로 남기보다는 고객이 파트너로 인정하는 회사와 그 직원들로 대우받기를 원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희의 지식 레벨을 끊임없이 높여서 고객에게 이익을 드릴 수 있는 상대방으로 자리매김하여야 할 것 입니다.”
“시장점유율 1위의 제품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기존의 시장규모가 제한적이어서 새롭게 가능한 응용을 개발해야만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합니다. 아직은 여물지 않은 회사라서 시장을 스스로 한정하기 보다는 새로운 시장을 발견하는데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본 기사는 2015년 4월에 취재되었습니다.
<이 기사는 사이언스21 매거진 2015년 11월호에 게재 되었습니다.>
이전기사 :가톨릭대학교 생명공학과 나건 교수
다음기사 :성균관대학교 에너지과학과 김성웅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