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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 융합기술로 미래를 앞당기는 연구자

RF 융합기술로 미래를 앞당기는 연구자

경기대학교 RF 연구실 이홍민 교수


 

 

 

Q. 연구실 설립 배경과 목적이 궁금합니다.

A. 경기대학교 RF 연구실은 1998년 본교 전자공학과 내에 대학원 과정이 신설되면서 설립되었습니다. 초고주파회로 설계 능력을 겸비한 우수한 연구인력을 양성을 목표로 현재까지 활발한 연구활동과 인력양성을 이뤄내고 있습니다.

설립 초기에는 주로 9GHz 주파수대 MW(마이크로파) 통신 분야에 대한 회로 및 기기들에 설계 및 해석에 관한 연구를 하여 왔으나 국내에서도 이동통신 주파수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서 2000년부터는 2GHz 주파수대의 무선통신(RF)회로설계에 주력했습니다. 설립 당시에는 전자공학을 전공하는 대부분 학생은 주로 반도체 및 컴퓨터 분야에 관한 연구를 희망하고 있었으나, 향 후 국내에서 RF 및 MW 분야 연구 인력의 부족을 예측하고 이러한 분야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Q. ‘RF 연구실’에서는 어떠한 연구활동을 진행하고 있나요

A. 설립 초기에는 무선통신기지국 안테나 및 이동통신 단말기용 소형안테나의 설계에 관한 연구에 몰두하였으며 특히 LTCC(저온 소성 세라믹)를 이용한 소형 칩 형 안테나 및 유전체 분말을 소성하여 제작한 유전체 칩 안테나 등에 관한 연구를 국내 대학에서는 처음으로 시작하였습니다.

2007년부터는 한국과학재단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게 되어 메타물질(Meta-material) 분야에 관한 연구를 새롭게 시작하였습니다. 이는 자연계에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 메타물질을 인공적으로 구현시키어 이러한 구조를 적용한 소형안테나, 전자파 차폐 물질 및 마이크로파 기기들에 응용하는 연구에 박차를 가했으며, 올해부터는 한국연구재단의 연구비 지원에 의하여 그동안의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마이크로파 주파수대의 메타 흡수체 연구개발에 착수하게 되었습니다.

 

 

Q. 세계 연구 상황과 대한민국의 연구성과는 어떤 위치에 있나요

A. 융합기술이 미래의 유망한 기술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이미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이러한 기술은 컴퓨터 기반의 IT 기술을 중심으로 하여 재료, 기계, 화공, 바이오 및 나노 분야 등의 타 기술들을 상호 융합시키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이들을 전 산업 분야에 적용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의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무선통신 기술이며 사용 주파수대도 THz 주파수대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선진 각국에서는 이러한 핵심 요소 기술에 대한 기술 우위를 선점하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으며 본 연구실에서 현재 연구에 주력하는 메타물질 기술과 같은 새로운 관심의 대상이 되는 기술에 관한 연구 성과가 가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대부분의 RF 연구실에서는 무선통신 부품 및 통신시스템에 관한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연구의 내용도 대부분 이동통신 응용분야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메타물질 구조는 원천적으로 물리학분야 및 재료학분야 연구자와 공동으로 연구가 진행돼야 시너지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국내에서는 이들 분야에 관한 연구자가 극소수에 불과한 현실에 직면하여 있습니다. 따라서 매년 메타물질 분야에 전문 국제학술학회에 제출되는 국내 연구 논문의 수도 매우 적으며 그동안 제출된 연구 논문도 메타안테나 등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본 연구실에서는 그동안 약 3년간에 걸쳐서 메타물질 구조에 관한 기초 연구를 수행했으며, 그 결과 전자파 차폐용 단위 셀 구조를 연구 개발하여 현재까지 국내특허 등록 2건, 출원 1건 및 국제특허 1건을 출원 중이며 2009년도에는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우수연구 50선에 선정되는 등의 결과를 얻었습니다.

 


 

 

Q. 다른 연구실들과 차별화된 특징이나 장점이 있다면

A. 연구실에 우수한 연구조원들을 확보하기 위하여 학부 재학 시절부터 학생들을 RF 기술분야의 연구에 흥미를 갖게 하려고 2000년부터 ‘Divergence’라는 RF study group 학술 동아리를 운영해오고 있으며, 대부분의 현 ‘RF 연구실’ 내의 대학원생들은 이러한 ‘Divergence’ 회원 출신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연구실에 들어오기 이전에 이미 연구 개발에 필요한 기초 지식 및 연구용 컴퓨터 도구들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서 대학원에 입학과 동시에 연구 개발에 투입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해당 모임을 통하여 매주 연구 진행내용을 정리하고 연구원들이 공동 세미나를 시행하고 있으며 자유로운 토론을 통하여 서로의 문제점 해결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Q. 세계의 선진국들과 비교하여 우리나라의 관심과 정책적인 지원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A. 정부나 기업의 무선 통신 분야에 대한 연구 자체에 대한 관심은 높은 편이지만 대부분의 연구 지원은 연구결과가 단기적으로 응용될 수 있는 이동통신 분야 주파수대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선진 외국에서는 사용 주파수대가 높은 밀리미터파 및 테라헤르츠 (THz) 주파수대에 이르기까지 미래에 높은 부가가치가 창출될 수 있는 기술연구를 위한 정책적인 지원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의 대학의 현실은 대부분 학생이 IT분야 기술을 선호하고 있으며 전자계 해석 등과 같은 복잡한 물리적 및 수학적 사고를 요하는 고주파 회로 설계 분야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적은 편이므로 국가적으로 이러한 분야에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정책이 시급합니다.

그 밖에도 이공계 연구인력들이 사회의 각 분야에서 대우받는 풍토의 조성이 필요합니다. 부존자원이 거의 없는 국내의 현실을 고려하면 미래에 국가의 부를 창출하는 방안은 우수한 연구 인력을 바탕으로 하여 기술 개발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화시키기 위한 더욱 적극적인 대안을 마련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연구 성과를 위하여 정부와 기업에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A. 연구자 대부분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겠지만, 더욱 나은 결과를 얻어내려면 단기적인 연구의 수행보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안정되게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지원제도를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우수한 연구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연구인력, 연구용 장비 및 시설과 연구재원이 마련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맥락에서 최근 한국 연구재단을 통하여 창의적인 연구를 위한 이공계 기초연구 및 원천 기술개발 사업 등의 확대 등은 이공계 연구자들에게 매우 고무적인 부분입니다. 연구 기간도 최대 3년에서 5년간 연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좋은 연구 결과를 도출한 연구자에게 후속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제도의 마련도 바람직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를 통하여 대학에서 배출된 이공계 연구자들이 보다 사회에서 우대되고 있는지는 의문이 남습니다. 남보다 열심히 노력하고는 있으나 사회에서 이에 부응 되는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누가 어려운 길을 택하고자 하겠습니까? 특히 미래의 기술에 대한 기초적인 연구의 일익을 담당하는 대학에서는 이공계 연구 인력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음을 고려하여 우수한 학생이 이공계로 진학하도록 정책적인 배려를 하여야 할 것입니다.

 

 


 

 

Q. 연구하시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이 있다면

A. 연구를 수행하려면 창의적인 연구아이디어의 창출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아이디어의 도출을 위하여 일반적으로는 과거에 수행된 관련 연구 분야 자료의 수집을 통하여 분석하는 방법이 가장 기본적인 단계입니다.

그러나 연구수행 계획서를 짧은 시간에 작성하다 보면 제안된 연구과제가 심사를 통하여 확정되고 나서도 자신이 디자인한 창의적인 연구 아이디어가 과연 성공할 수 있는지 걱정이 앞서기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그러한 기술에 관한 연구 보고가 없는 연구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염려를 하고 연구에 전념하여 실제로 설계 제작된 프로토타입의 제작품이 연구자가 의도하였던 결과를 나타냄이 입증되었으면 연구자는 무한한 기쁨을 갖게 됩니다.

저도 전자파를 차폐할 수 있는 콘크리트 벽체를 손쉽게 구현할 수 있는 메타 구조의 단위 셀을 구현하는 연구를 생각했을 때, 연구 시작 초기에는 과연 이러한 구조를 개발할 수 있는지에 많은 염려를 하고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시행착오의 과정을 거쳐서 최종적으로 7mm * 7mm * 7mm 크기의 큐빅 형태의 단위 셀 구조를 개발하여 이들을 이용한 콘크리트블록을 제작하여 시험한 결과가 성공적으로 완성되었을 때 그 기쁨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Q. 힘들었던 순간들도 있었을 텐데, 어려운 상황이나 연구성과의 부진에 직면하였을 때 그러한 상황들을 어떻게 극복하시고 현재까지 오실 수 있으셨는지요.

A. 연구가 예상하였던 결과와는 다르게 여러 가지 문제점에 부딪히게 되는 경우는 연구마다 나타나게 됩니다. 이럴 때 문제점에만 집착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다 보면 해결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더 많아집니다.

그럴 때는 다시 연구의 출발점으로 되돌아가서 현재의 연구 진행 상황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단계적으로 검증하여 보며 우리 연구자들이 간과하여 온 잘못된 점이 있는가를 검증하는 절차를 수행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뜻밖에 문제점의 해결은 더욱 쉽게 해결됨을 경험하였습니다. 이는 오늘날 거의 모든 기술의 기본적인 원리들은 과거 17세기에서 18세기 과학자들이 이루어낸 지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다만 과거에는 사용할 수 없었던 컴퓨터 기술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보다 진보된 결과를 도출하는 것에 불과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연구자에게 가장 중요한 점은 기본 이론의 터득입니다. 연구원들에게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어떤 법칙이나 정의 등을 다시 한 번 더 음미하도록 하여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Q. 함께 연구하는 연구원들에게 강조하는 말씀이나 원칙이 있다면

A. 항상 학자는 학자다워야 하며 학생은 학생다워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연구자가 연구를 수행하는 경우에 연구를 통하여 돈을 벌거나 어떠한 명예를 얻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지요. 연구자는 원하는 연구 결과를 얻어내었으면 연구자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희열만을 생각하여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때로는 실패하는 연구도 있을 수 있으나 시간상으로 길게 보면 그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Q. 대한민국에서 RF 연구를 꿈꾸는 후배 또는 후학들에게 지침이 될 말씀이 있으시다면

A. 오늘날 우리의 생활에 필요한 모든 시스템은 무선 통신과 컴퓨터시스템들과 결합하여 사용지고 있으며 지구 환경문제를 포함한 모든 자연재해 극복 등의 수단으로 RF 시스템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인간의 기본적인 요구 중의 하나는 자연현상들에 대한 의문점 들의 해결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각자의 타고난 선천적인 특성에 근거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또한, 인간은 될 수 있는 대로 편한 길을 걸어가고자 하는 특성이 있어서 오늘날 많은 사람은 복잡한 수학이나 사고를 요구하는 이공계 학문 분야를 피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대다수가 지향하고자 하는 학문 분야는 경쟁이 심해지므로 이에 따라서 그 가치는 반감되어 집니다. 세상에 필요하지 않은 분야는 없으나 국내의 여건을 고려하면 향 후 기술분야가 대우받는 시대로의 전환이 반드시 도래할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RF 학문 분야는 미래의 시대를 지배할 것으로 예측되는 융합기술 분야를 고려하면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러한 기술을 습득하려면 수학적인 지식과 공간적인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노력한다면 쉽고 편한 길을 선택하기 좀 어렵다고 생각되는 길을 선택함이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안정호기자[reporter2@s21.co.kr]



<이 기사는 사이언스21 매거진 2011년 1월호에 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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