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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인터뷰] 경기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김지완 교수님

고효율과 고연색성,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양자점-OLED 융합된 발광 소자 개발

경기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김지완 교수님 인터뷰


현재 시판 중인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s) 디스플레이의 뒤를 이을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서 양자점(Quantum dot)이 주목받고 있다. 양자점은 수 나노미터(nm) 규모의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반도체 결정인데, OLED보다 색 재현이 뛰어나고 기존 LCD 기술에 양자점을 접목한 기술이 S사의 TV를 통해 상용화되면서 한국, 미국, 중국 등에서 발광 소자 개발 연구가 활발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단색(적/녹/청색) 소자에 연구가 편중되어, 다양한 색을 갖는 실제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어 왔다. 이러한 가운데 경기대학교 김지완 교수, 홍익대학교 양희선 교수 공동연구팀이 양자점에 OLED를 적층한 고효율의 백색 발광 소자를 개발하는 데 성공, 국내 디스플레이 기술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즉, 이번 연구성과는 용액공정 기반 양자점의 높은 효율과 진공공정 기반 OLED의 숙련된 제작기술이 만나, 두 기술의 장점을 모두 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자점에 OLED 적층한 백색 발광 소자 개발
양자점은 나노 사이즈인 입자 크기가 변함에 따라서 다양한 빛을 구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색 순도가 높아 차세대 발광 소자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양자점을 이용한 양자점 전계 발광 소자(QLED)가 1994년에 처음 연구된 뒤로 세계 많은 연구진들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단일 색상 소자의 효율 개선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다 보니 적/녹/청색을 서로 혼합해 다양한 색을 가지는 소자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실제 디스플레이 분야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양자점을 이용한 발광 소자 관련 연구를 진행하면서, 초반에 디스플레이의 기본이 되는 백색광 전계 발광 소자 제작에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OLED 소자로는 고효율 소자 제작이 어렵지 않았기 때문에 두 가지를 접목하려는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연구팀은 양자점과 OLED용 인광 유기 재료를 발광층으로 함께 사용해 2개의 발광층으로 이루어진 역구조의 전계 발광 소자를 제작했다. 제작된 소자는 양자점에서 녹색과 청색 빛을 방출 시키고 유기 인광 분자에서 적색 빛을 방출시켜 최종적으로 고효율, 고연색성의 백색을 구현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기존의 양자점 기반 백색 전계 발광 소자에 관한 연구들은 3가지 이상 색상의 양자점을 섞어서 발광층을 형성하거나 적/녹/청색의 양자점을 차례대로 쌓아 올리는 방식을 사용했다. 그러나 두 방식 모두 양자점만 사용하면 좁은 반치폭을 가지는 양자점의 장점이 백색광을 만들 경우 오히려 연색성을 떨어뜨리는 단점으로 작용했다. 또한 적/녹/청색을 쌓아 올리는 방식의 경우 그 층 사이를 구분하기 위해 완충층(Buffer layer)을 넣어주어야 하기 때문에 제작 공정이 복잡해진다.
연구팀은 투명 전극이 패터닝 된 유리 위에 전자 수송층인 아연 산화물(ZnO) 나노 입자들과 첫 번째 발광층인 녹색과 청색이 합쳐진 양자점들을 차례대로 스핀 코팅을 통해서 증착시켰다. 그 뒤 완충층 없이 연속적으로 열증착기를 사용해 두 번째 발광층인 적색 인광 유기 재료와 정공 수송층, 정공 주입층, 전극을 순서대로 증착했다.
이는 넓은 반치폭을 가지는 적색 OLED 재료를 같이 사용해 연색성을 향상시키는 새로운 시도로, 높은 효율과 밝기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두 번째 발광층인 OLED 기반 발광층의 두께에 따라서 전자와 정공이 만나는 재결합 공간을 이동시킬 수 있었다. 따라서 열증착기를 이용해 유기 인광 물질의 두께를 세밀히 조절, 적색 빛의 강도를 조절하고, 3가지의 빛이 모두 잘 나오는 위치로 이동 시켜 최종적으로 고효율, 고색순도의 백색 빛을 방출시키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디스플레이와 조명 분야 응용 가능성 높아
현재 삼성에서 주목하고 있는 양자점-OLED 구조에서 양자점은 청색 OLED의 빛을 받아 녹색과 적색 빛을 내는 컬러필터(Color filter), 즉 색변환층 역할만 하는 수동적인 구조이다.
하지만 연구팀에서 새로 개발한 하이브리드 소자는 양자점과 OLED, 두 개의 발광층을 가지고 있으며 청색, 녹색(양자점)과 적색(OLED)이 동시에 구현되는 새로운 전계 발광 소자 구조를 보여준다. 이러한 새로운 구조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그동안 발표된 양자점 기반 백색 전계 발광 소자 중에 가장 높은 수준의 효율(외부 양자효율 9%)과 밝기(휘도 약 20,000nitts)를 나타냈다.
또한 완충층 없이 두 발광층을 쉽게 쌓아 올릴 수 있고 유기 인광 물질의 두께 조절을 통해 색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새로운 백색광 제작기술을 보여주었다.

“양자점 전계 발광 소자에 관한 기존의 연구들과 다르게 양자점 발광층을 그대로 사용함과 동시에 고연색성을 달성하기 위해 반치폭이 보다 넓은 인광 유기 물질을 발광층으로 추가했습니다. 무기 양자점 발광층은 용액공정 기반이며, 인광 유기물질은 열증착기를 사용해 진공공정을 통해 형성했죠. 따라서 유·무기로 다른 두 물질이 두 개의 발광층을 연속적으로 이루는 새로운 구조로 고효율, 고연색성의 백색 빛을 방출한 연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연구팀의 이번 연구성과는 유기화합물인 OLED와 무기물인 양자점을 융합해 적/녹/청색 빛이 모두 잘 나오는 백색 발광소자를 개발한 것으로, 용액공정 기반 양자점의 높은 효율과 진공공정 기반 OLED의 숙련된 제작기술이 만나, 두 기술의 장점을 모두 살렸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 기술은 현재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OLED 기술과의 결합 측면에서 실용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진공공정 기반의 OLED로 백색광을 만드는 기술은 이미 잘 알려져 있으나, 용액형 OLED 공정으로 고효율 백색광을 만들기는 아직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 단계로 이러한 하이브리드 공정을 적용하면 공정의 유연성과 고효율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OLED는 이미 국내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축적되어 있는 분야이고, 양자점 전계 발광 소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를 선도하는 분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연구를 통해 기존의 OLED 기술을 접목시킨 새로운 구조의 고효율 백색 양자점 전계 발광 소자를 개발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중국 등 후발주자와의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 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되었고, 나노물질 분야 대표 국제학술지인 ‘나노스케일(Nanoscale)’에 2019년 5월 2일 게재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경기대학교 김지완 교수와 함께 홍익대학교 양희선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연구를 수행했으며, 오성근 연구원(경기대학교)과 한창렬 연구원(홍익대학교)이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의 성공은 열린 마음으로부터
이처럼 연구팀은 양자점을 이용한 디스플레이 관련 연구에서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기며 연구력을 공고히 다져 왔다. 연구팀이 단기간에 연구 시스템을 완성하고, 연구원들이 역량을 100% 발휘할 수 있었던 데는 자유로움과 열린 사고를 중시하는 김지완 교수 특유의 리더십이 가장 큰 힘으로 작용했다.
“연구라는 것이 수많은 실패를 견뎌 내며 꾸준히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뎌야 하는 길인만큼 연구원 자신의 의지와 인내 없이는 수행하기가 어려운 일입니다. 누군가가 억지로 하라고 해서 되는 일도 아니고, 그렇게 한다고 연구가 좋은 결과를 내는 것도 아니죠. 그래서 저는 자유롭고 편한 연구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이 결과적으로 연구의 효율을 더욱 높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김지완 교수는 연구원들이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각자의 장점을 발휘해 합리적으로 최선의 선택을 도출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연구원들에게 큰 그림을 그려주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 각자의 능력과 개성을 자발적으로 발휘하도록 돕는 김지완 교수의 리더십은 연구원들이 앞으로 나아가고, 연구팀이 더욱 진화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하나, 김지완 교수는 연구원들에게 연구는 답이 정해진 일이 아닌 만큼 열린 사고를 가질 것을 강조해 왔다.
“연구자들에게 있어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자세는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문화적인 특성 때문에 조언을 구하는 데 심리적인 어려움을 느끼는 연구자들이 많지만, 이제는 우리도 이러한 벽을 허물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연구풍토가 정착되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좋은 결과가 나오면 주변 동료들에게 공개해서 조언을 구하고,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여러 의견을 청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이처럼 김지완 교수는 연구원들에게 항상 동료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즉, ‘스킨십’이 연구의 초석이자 커다란 자산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외 다양한 디스플레이 관련 학회에 가급적 연구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등 관련 분야 동료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데에도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남과는 다른 것이 경쟁력이다.
김지완 교수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가 떠올랐다. 이 시에는 ‘두 갈래 길이 숲속으로 나 있었다. 그래서 나는 /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마치 김지완 교수가 그동안 걸어온 길, 현재 걷고 있는 길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연구를 수행하면서 많은 연구자들이 기로에 서고는 한다. 연구비를 조금 더 쉽게 지원받고,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는 과제를 할 것인가, 아니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새로운 것을 찾아내고 실제 상용화할 수 있는 연구에 뛰어들 것인가. 이 경우 국내에서 후자를 선택했을 시 막대한 어려움이 따른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이 전자를 선택하고는 한다. 하지만 김지완 교수는 달랐다. 쉬운 길을 버리고, 국내에서 소수의 연구자들만이 수행하고 있는 양자점을 이용한 디스플레이 연구를 선택, 남들이 가지 않은 개척자로서의 걸음을 내디뎠다. 이미 남들이 한 것을 해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 과정이 녹록지는 않았지만, 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소신은 변함이 없었고, 외길을 걸어온 결과 그의 연구력과 노하우는 한층 두터워졌다.
김지완 교수는 앞으로도 양자점을 이용한 디스플레이 분야 연구를 계속 이어가며, 후학들을 양성하는 데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늘 새로운 방법은 없는지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하고,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김지완 교수, 지금 이 순간에도 그는 디스플레이 기술의 혁신을 위해 연구실의 불을 밝히고 있다.


취재기자 / 안유정(reporter1@s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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