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김현재 교수가 “2025 스마트 사이언스 코리아 with KOREA LAB Autumn” 전시기간 중 발표한 ‘빛을 이용한 미래 감지 기술: 산화물 반도체 기반 광센서 응용 기술’의 특별강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진 1]. 2025 스마트 사이언스 코리아 with KOREA LAB Autumn 특별강연 현장
빛은 우리 주변 어디에나 존재한다. 태양 빛과 LED 조명,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적외선과 자외선 형태로도 다양한 파장대의 빛이 우리 주변 공간을 채우고 있다. 인간은 눈을 통해 세상을 인식하지만, 기계는 광센서를 통해 인간이 볼 수 없는 영역의 빛까지 감지한다. 광센서는 단순히 밝기를 측정하는 수준을 넘어, 빛을 통해 사물의 움직임을 인식하고, 사람의 존재나 생체신호, 나아가 행동의 변화를 읽어낼 수 있는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광센서 기술은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헬스케어 디바이스, 자율주행차 등 사람과 사물, 공간을 잇는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되며, 빛을 통해 세상을 인식하고 소통하는 기술로 진화해 왔다. 더불어, 빛은 Artificial intelligence(AI) 시대에서의 데이터 전송, 차세대 비전 컴퓨팅, 그리고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하기 시작했다.
AI 시대가 직면한 과제, 빛으로 돌파
AI의 발전 속도가 빨라질수록 학습과 연산에 필요한 데이터 처리량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신에서의 지연 혹은 칩 간 데이터 전송 과정에서의 병목 현상이 발생하는 문제들이 점점 더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빛을 활용한 기술들이 주목받고 있다.
통신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Li-Fi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1]. Li-Fi는 LED의 고속 광변조를 이용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기존에 전파를 사용하는 Wi-Fi 기술을 대체할 차세대 무선 통신 기술이다. 전파 간섭이 없고 에너지 효율이 높다는 장점을 가지며, 데이터 전송 속도 또한 Wi-Fi보다 최대 수 배 이상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칩 간 데이터 병목 현상을 완화할 수 있는 기술로는 Si Photonics가 주목받고 있다. Si Photonics는 전기 신호 대신 광신호를 활용해 칩 내부나 칩 간 데이터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기존 배선 방식의 속도 한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결국 통신 지연 및 데이터 병목 해소의 열쇠는 전기가 아닌 빛에 있다는 점이 명확해지고 있다.
[그림 1]. 빛을 활용한 데이터 전송 기술의 발전 흐름: (a) 통신 기술, (b) 칩간 데이터 전송 기술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김현재 교수 제공).
비전 컴퓨팅의 미래, 뉴로모픽으로 해결
AI가 세상을 보는 기술인 비전 컴퓨팅은 광센서가 획득한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객체를 인식하고, 분석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거치며 자율주행, 사물 인식, 로보틱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 비전 컴퓨팅은 센서, 메모리, 프로세서가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어 데이터 이동 과정에서 지연과 전력 소모가 커지는 병목 현상이 발생한다는 구조적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이 바로 뉴로모픽 기술이다. 뉴로모픽은 인간의 뇌 구조와 신경 신호 전달 방식을 모방한 컴퓨팅 시스템으로, 기억과 연산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폰 노이만 구조가 데이터를 순차적으로 처리했다면, 뉴로모픽은 병렬적으로 정보를 처리하여 속도와 효율을 높인다. 특히, 하나의 소자 내에서 센싱과 연산이 함께 이루어지는 뉴로모픽 비전 센서는 데이터 이동을 최소화하며, 기존보다 훨씬 적은 전력으로 인식이 가능하다 [2]. 결국 뉴로모픽 기술은 AI가 세상을 바라보는 기술을 인간의 두뇌처럼 진화시키는 핵심 열쇠로, 차세대 비전 컴퓨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그림 2]. (a) 폰 노이만 비전 컴퓨팅 구조와 (b) 뉴로모픽 비전 컴퓨팅 구조 비교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김현재 교수 제공).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의 열쇠, 산화물 반도체
과거의 디스플레이가 화면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정보를 ‘보여주기만’ 하는 단방향·수동적 매체였다면,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는 사용자의 존재와 의도,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응답하는” 양방향·능동적 인터페이스다. 최근에는 광센서를 화면 구조에 통합해 손 제스처나 시선, 주변광·색온도는 물론 rPPG 기반의 심박수 등 기초 생체 정보를 인식하고 즉시 화면에 피드백으로 보여주는 제품·시연 사례가 잇달아 소개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센서를 패널 밖에 따로 두는 방식을 넘어서, 디스플레이 패널 내부에 광센서를 본격적으로 통합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패널 전역이 사용자와 실시간으로 정보를 인터랙티브 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고 있다. 이때 핵심 축을 이루는 재료가 바로 산화물 반도체다.
산화물 반도체(예: IGZO)는 이미 대면적·저전력·균일성 측면에서 디스플레이 Backplane의 대표적 채널 물질로 자리 잡았고, 고해상도·저소비전력 구동 수요가 커질수록 그 중요성은 더 커진다. 동시에 산화물 반도체 기반 포토트랜지스터 연구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공정 호환성을 유지하면서도 가시광 및 근적외선 파장 감도를 구조 및 재료 공학으로 보완하는 방향이 빠르게 진전 중이다. 결국 같은 공정과 같은 소재 계열을 공유하는 산화물 TFT와 산화물 포토트랜지스터를 하나의 패널 위에서 통합하면, 화면은 표시와 센싱을 동시에 수행하는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로 자연스럽게 확장된다. 사용자는 터치에 앞서 손짓과 시선만으로도 화면과 소통하고, 화면은 사용자의 상태와 주변 맥락을 읽어 스스로 정보를 조직해 응답하는 사용자 경험이 가능해진다.
[그림 3]. 산화물 반도체로 완성되는 인터렉티브 디스플레이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김현재 교수 제공).
마무리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는 빛을 활용한 데이터 전송 기술을 바탕으로 AI 시대가 본격화될 것이며, 뉴로모픽 비전 컴퓨팅을 기반으로 기계는 세상을 이해하며, 광센서가 통합된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로 사용자와 기계가 소통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빛을 이용하는 광센서는 미래의 우리 삶을 조각할 것이다.
‘빛을 이용한 미래 감지 기술: 산화물 반도체 기반 광센서 응용 기술’에 관한 궁금한 내용은 본 원고 자료를 제공한 김현재 교수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참고문헌(Reference): [1] Y.S. Hussein et al., INTERNATIONAL CONFERENCE ON COMPUTER VISION AND MACHINE LEARNING 2019, 1228
[2] K.M. Kwak et al., Device 2025, 3, 9c.
The Person in Charge(담당자/발표자):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김현재 교수
e-mail: hjk3@yonsei.ac.kr
<이 기사는 사이언스21 매거진 2025년 12월호에 게재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