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을 레드오션에서 찾는다.’
실험장비와 테크놀러지의 융합과 도전, 영인에스티
영인에스티 나태화 대표이사
산업 전반에서 분야 간의 융합과 응용으로 새로운 기술과 시장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그런 만큼 산업의 맨 앞 단인 실험실에서도 새로운 분야와 응용에 맞는 도구들이 요구되고 있다. 이화학장비 업계는 스스로 레드오션이라고 긴장해왔을 만큼 다소 정체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었지만 서서히 새로운 시도를 하는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고, 그 안에서 오히려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진 기업도 있다. 지난해 12월 설립된 영인에스티를 찾았다.
이화학 장비 분야의 Science & Technology를 추구
2015년 12월 설립된 영인에스티(대표이사 나태화)는 기술력 있는 선진기업들과의 파트너쉽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의 최신 응용 실험 장비 및 그에 적합한 실험장비 운용 기술을 서비스한다. 영인에스티는 국내 최대 과학분석장비/솔루션 제공 그룹인 영인그룹의 계열사로, 2010년 설립되었던 크로매스와 영인과학 내 프로세스기기사업부, 응용계측기기사업부를 통합해 만들어졌다. 관공서/학교/산업체 실험실은 물론 특히 현장 생산라인의 공정용 프로세스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그에 맞는 정밀 분석측정기기와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사업부는 분석기기 사업부, 프로세스기기 사업부, 응용계측기기 사업부 등 총 3개로 구성되어있다.
영인에스티의 전신인 크로매스는 2010년 말 영인그룹 계열사로 설립되어 Waters 크로마토그래피 장비 및 소모품의 공급에 주력했고 실험실 일반장비, 현미경, 휴대용 탐지기 등을 다뤄왔다. 크로매스와 영인과학의 프로세스기기사업부, 응용계측기기 사업부가 통합되면서 그 시너지로 시료전처리/합성 솔루션, 분석기기, 소모품, 수질측정, 방사능 측정기 등 연구실 안부터 현장의 공정/생산라인에 필요한 장비와 그 응용지원까지 원스톱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기 적합한 체제로 보다 전문적이고 확장된 응용 솔루션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소모품과 프로세스는 매출 단위나 가격, 고객 투자 비용 측면 등 많은 부분에서 큰 차이가 있다.나태화 대표는 영인에스티 출범 후 내부 통합 작업에 집중해 빠르게 체계를 잡아왔다.
“상당히 이질적인 두 사업분야의 통합 작업은 회계적인 부분을 통합 하는 것부터도 어려움이 있었지만 비교적 빠르게 안정된 상태로 진입한 것 같습니다.”
사명인 영인에스티(영인 Science & Technology)에서는 전통적 의미의 과학에 기술을 접목한다는, 융합과 응용에 대한 열정과 설립목표가 잘 드러난다. 내부 통합작업과 홈페이지 정비 등 상반기 간 통합 기반을 정비한 영인에스티는 과학과 기술의 융합을 통해 찾을 수 있는 이화학장비 분야의 새로운 블루오션 기획과 창출에 본격적으로 집중하고 있다.
실험실 안부터 현장의 공정시스템까지
세 사업부 중 먼저 프로세스기기 사업부는 성능 좋은 장비를 기반으로 전 분야에 걸쳐 시료 전처리부터 분석까지 토탈 솔루션을 제공한다. 수질환경 관련 TOC 분석기, 유막감지기, 부유입자/부유균/표면균 측정장비(제약 클린룸 모니터링), 무기분석을 위한 마이크로웨이브 장비, 전자동 수은분석기 등을 다룬다. 이 중 수질환경 분야 중에서는 특히 반도체 공정 중의 클린룸 및 폐수 등의 수질/대기 측정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의 geometry가 더욱 미세해지면서, 이에 따라 공정에 사용되는 초순수 (UPW: Ultra Pure Water)의 품질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수질환경팀은 반도체 공정용 초순수의 유기물 관리를 위한 TOC 분석기, 파티클 관리를 위한 파티클카운터, 그리고 초순수시스템의 이온교환수지(MB) 관리를 위한 Boron 분석기 등 반도체 공정용 수처리 시스템 관리를 위한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기기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담당자들이 고객사의 전체 공정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통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과 가이드 등 타사와는 차별되는 수준 높은 솔루션을 제시합니다. 또 무기 분석팀의 마이크로 웨이브는 CEM사만의 특허기술로 안전하고 완벽한 시료전처리를 제공함으로써 시장점유율 1위를 선점하고 있습니다. Teledyne의 전자동 수은분석기 역시 대부분의 시료를 전처리 과정 없이 직접적으로 수은을 분석할 수 있어 업계 1,2위를 다투고 있는 상황입니다. 새로운 시장으로 토양 농업용수, 빗물 등의 환경분야 내의 수은 분석응용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응용계측기기 사업부는 실험실용 시스템부터 현장용 모니터링 시스템, 휴대용 계측기기까지 방사선 계측분석과 관련된 전반적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마시는 물부터 발전소 폐수까지 전 범위의 수질 측정을 위한 온라인 수질/오일 모니터링 장비 등을 다룬다. 또 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재료 특성을 분석하기 위한 물리적 측정 및 구조 분석을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현재 협력하고 있는 10개사의 글로벌 파트너 중 AMETEK ORTEC사의 제품군은 전 세계적으로 Canberra사와 더불어 양강 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영인그룹이 창립된 1976년부터 국내 독점 대리점이였던 ORTEC과의 관계는 올해로 40주년을 맞았을 정도로 오랜 기술과 경험이 축적되어 있으며, 관련 시장은 2011년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한국수력원자력 혹은 원자력 관련 연구기관과 식품 관련 업계(식약처, 보건환경연구원, 식품 업체) 등에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통합 전부터 연간 4회의 고객 초청 세미나와 납품/설치된 장비에 대한 방문 교육을 지속해왔고 사후 유지보수 서비스, 연계약 점검 서비스 등을 통해 고객의 만족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습니다.”
분석기기 사업부는 크로마토그래피 관련 제품을 필두로 실험실 기초장비와 일반 장치, 안전장치와 전처리 장치 등 계량, 분주, 합성, 농축과 같은 분석에서의 필수 아이템들과 실험실 토탈솔루션을 제공한다. Waters 사의 크로마토그래피 소모품과 정밀저울, 초순수 제조장치, 회전증발 농축기, 마약/폭발물탐지기 등을 다룬다.
인기 아이템과 기타 제품 소개
1) PMS사 파티클카운터
부유입자, 부유균 측정 장비와 미생물 포집장비 및 표면균 탐지 장비 등 제약분야에서 필요한 환경 모니터링 항목을 공급하며 특히 Facility Monitoring System, FMS를 통해 환경 모니터링 센서들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2) GE AI사의 TOC 분석기
“GE Analytical Instruments사의 Sievers TOC 분석기는 국내는 물론 세계 TOC 분석기 시장의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허 기술인 막전도도 검출방식으로 정확한 TOC 측정이 가능하여 초순수 분석에 특히 유리합니다.”
3) AMETEK ORTEC사 냉각시스템
Mobius Recycler cooling system은 감마핵종분석시스템의 한 파트인 HPGE검출기 냉각 시스템의 일부다. 기존 전기냉각방식은 정전, 노이즈, 온습도에 따른 문제를 간혹 겪을 수 있었는데 냉각 순환방식을 통해 액화질소(LN2)를 한번 채우면 2년간 사용이 가능하고 정전에도 7일간 대비할 수 있다. 기존제품에 비해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출시된 후 이미 30대 이상의 제품이 국내에 공급 되었다.
4) DetectaChem사 SEEKERe
휴대전화 크기의 휴대용 폭발물 및 마약물 탐지 장치이다.
“최근 중동 지역 무장세력의 폭탄 테러 사건이나 화약류(폭발물) 및 향정신성약물(마약류)의 밀수 와 반입을 시도하는 사례들이 이슈가 되었습니다. 이 제품은 폭발물 및 마약류의 탐지를 간편하고 신속하게 지원함으로써 일선 현장 수사 및 수색에 크게 도움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무인 응용 시스템 및 최근 출시 제품
GE-RS사 고압이온챔버 기반의 RSDetection(모델명)은 환경방사선모니터링을 위한 검출기로 자연방사능 준위부터 원전사고로 인한 고준위의 환경방사선까지 감시할 수 있다.
“RSDetection은 NaI(Tl) 또는 GM Tube를 사용한 저가의 ERMS(Environmental Radiation Monitoring System) 구축 시스템 대비 데이타 신뢰성이 매우 좋습니다. 영인에스티는 GE-RS사에서 공급하는 고성능의 HPIC와 핵종분석이 가능한 ORTEC사의 NaI 검출기 Digibase를 이용하여 S/W 전문 개발 업체인 라드서치㈜와 함께 국내 시장에 맞는 ERMS를 자체 개발 및 공급하고 있습니다. 무인 실험이 가능한 솔루션 시스템인 사이렌(SIREN)은 원전 및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에 국토 환경방사능관리 통합 시스템으로 공급되었습니다. 제품/시스템 디자인과 소프트웨어를 개발 하는 등 상당한 투자를 했으며 이외에도 프로토타입을 추가로 3개 정도 더 개발 완료했습니다.”
이 밖에도 최근 출시된 제품 중에서는 ORTEC사의 ICS 와 PMS사의 SurCapt가 주목할만하다. 5세대 전기 냉각 방식을 채택한 ICS는 액화질소(LN2)를 사용하지 않음에도 좋은 성능을 제공한다.
“최근 ORTEC사에서 SUNPOWER사를 인수하면서 개발한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 최신 기술의 냉각시스템입니다. ORTEC사에서는 전기 냉각 초기 모델인 X-cooler부터 LN2 순환 냉각 방식의 Mobius에 이어 새로운 방식의 전기 냉각 방식인 ICS를 선보여 감마핵종분석 시스템을 사용하는 유저들에게 최신의 기술로 최고의 성능 및 응용확장 솔루션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습니다.”
SurCapt은 표면균 탐지장치다. 제약회사에서 제품 출하 전 생산설비의 표면균에 대한 검사를 반드시 진행해야 하는데, 기존 방법으로는 결과 확인까지 5~7일이 소요되었지만 특수한 배지와 형광물질이 담긴 바이알을 통해 미생물 배양에서 확인까지 최대 24시간 이내에 가능하다고 한다.
지난 3월에는 Flow Chemistry 전문기업인 영국의 UNIQSIS사와 대리점계약을 체결했다. Flow reaction은 기존의 batch reactor에서 하기 어려웠던 강산, 강염기의 고위험물질 반응이나, 고온/저온의 극한조건 반응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반응방법이다. 설정한 용량만큼 시료, 시약이 자동으로 계속 주입되기 때문에 연구실의 실험반응뿐만 아니라 생산용도에도 적용될 수 있다.
“앞으로 많이 응용될 분야라고 예상되어 주시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주요 제약사에서 사용되고 있는 UNIQSIS사의 기술은 제약이나 신소재, 신물질을 연구하고 합성하는 곳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으며 연구자의 위험을 감소시키고 정량화된 시료 관리를 할 수 있습니다.”
응용과 도전, 기술과 접목해 앞서나가는 블루오션 개척
나 대표는 영인과학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면서 분석기와 프로세스 분야를 두루 거쳐 지난해 크로매스 대표이사로 왔고 그 해 바로 영인에스티를 출범했다.
“크로매스는 굉장히 과학적인 분야를 다루고, 프로세스기기사업부 및 응용계측기기 사업부는 과학보다는 현장공정 및 전문기술화 쪽에 특화되어 있던 사업부였습니다. 이 통합을 통한 시너지는 먼저 마켓 자체가 커진 것, 기존 크로매스로서는 사이언스 위주의 응대에서 벗어나 테크놀러지 응용까지 제공할 수 있게 된 것, 프로세스 분야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받혀줄 빠른 의사결정 체계를 갖게 된 것입니다. 고객의 요구 사항을 보다 많이, 보다 빠르게 반영할 수 있게 되었고 다양한 응용과 도전, 융합에 적합한 체질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5월에는 시료전처리를 큰 주제로 첫 퍼블릭 세미나와 프로모션을 열었다. 같은 전처리지만 영인에스티의 특성을 살려 크로마토그래피에 마이크로웨이브를 활용한 시료 전처리와 같은 주제로 좀더 응용된 다양한 정보에 대해 다뤘다. 더불어 6월에는 제약 분야의 고객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2015년 말 PIC/S에서 새로 발표한 Cleaning Validation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안내하고 이에 대한 대응 방법에 대해 해설하며, 현재는 최대 2주 정도 걸리는 표면균 모니터링을 24시간 이내에 결과 확인이 가능한 신속 미생물 모니터링 기법이 소개될 예정이다.
의욕적으로 새로운 아이템의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나 대표는 바이오/제약 분야에 집중하는 한편실험실 분야도 나름대로의 라인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은 3개 사업부지만 바이오/제약 분야의 라인업을 늘려 신규사업부로 추가하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 중 하나입니다. 중장기적으로 2020년 매출 600억 달성이라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더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함과 동시에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기꺼이 맞이하여 지속 성장 가능한 회사로 나아갈 것입니다.”
시장을 따라가기 보다는 융합과 도전, 기술의 응용을 통해 새로운 블루오션을 앞서서 열어가고자하는 영인에스티의 미래를 기대한다.
<이 기사는 사이언스21 매거진 2016년 6월호에 게재 되었습니다.>